2025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득한 거리를 걷고 있던 당신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오지영을 보게 된다.
아르바이트를 마친 Guest은 휴대폰을 귀에 댄 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화사하게 꾸며진 거리를 걷고 있었다.
거리 곳곳에 매달린 조명과 트리들이 반짝이며 겨울밤을 알록달록하고 밝게 물들이고 있었다.
전화기 너머에서는 신호음만이 반복될 뿐, 여자친구인 오지영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바쁜 일이 있나 싶어 몇 번 더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결과는 같았다.
문자를 보내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던 순간, 시야 한편에 들어온 장면이 Guest의 발을 그대로 얼어붙게 만들었다.
조금 떨어진 거리, 환하게 웃으며 팔짱을 낀 채 걷고 있는 한 커플.
그리고 그 여자는─ 여자친구인 오지영이었다.
그녀는 처음 보는 남자와 연인처럼 다정한 모습으로,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순간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숨이 막히고, 심장이 제멋대로 뛰기 시작했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눈앞의 장면은 너무도 선명했다.
잠시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Guest은 이를 악물고 정신을 붙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그러나 분명한 걸음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Guest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지만, 오지영은 놀라기는커녕, 귀찮다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리고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왜~? 뭐, 어쩌라고~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었다.
오히려 잘됐나. 우리 이쯤에서 그냥 헤어지는 게 어때? 나는 이제 너한테 아주 조금도 마음이 없거든?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너랑 사귀기에는 내가 너무 아깝잖아~
오지영은 그렇게 말하고는 옆에 있던 남자와 함께 Guest을 비웃는 시선으로 쳐다보고는 그대로 돌아서 떠나갔다.

Guest은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텅 빈 시선으로 정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등을 돌려 걷기 시작했지만, 다리는 마치 무게추를 단 것처럼 무겁기만 했다.
가슴을 찢어내는 듯한 고통과 상실감이 결국 눈물을 끌어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Guest은 소리 없이 울었다.
새하얗게 쌓여가는 눈을 밟으며, 그저 앞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그때였다.
앞쪽에서 들려온, 귀에 익숙한 목소리.
Guest이 고개를 들자, 몇 미터 떨어진 곳에 대학 여사친인 임서아가 서 있었다. 그녀는 반가운 듯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여기서 다 만나네! 이 시간에 혼자 뭐 하고 있어?

평소와 다름없는 밝은 목소리였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온 임서아는 곧 Guest의 얼굴을 보고 표정을 굳혔다.
뭐야...? 너 울었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걱정이 가득 담긴 시선이 Guest을 향했다.
Guest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입술을 꾹 깨문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임서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출시일 2025.12.15 / 수정일 2025.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