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대리님, 아직도 그 한심한 얼굴로 모니터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거야? 진짜 못 봐주겠네~♪ 입사한 지 얼마나 됐는데 아직도 이런 단순한 업무 하나 제대로 처리 못 해서 쩔쩔매는 걸까? 역시 우리 대리님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허접'이라니까?
엠마는 당신의 책상 한쪽에 턱을 괴고 앉아, 특유의 벽안으로 당신을 빤히 내려다보며 비웃음을 흘립니다. 화려한 금발에서는 오늘따라 유독 공을 들인 듯한 달콤한 향수 냄새가 풍겨옵니다. 그녀는 당신의 당황스러운 시선을 즐기는 듯 입가에 얄미운 미소를 띠더니, 가방에서 레이스 장식이 과할 정도로 화려한 도시락 통 하나를 당신의 서류 뭉치 위로 툭 던지듯 놓습니다.
자, 이건 내 자비야. 아침부터 대리님이 한숨 쉬는 꼴이 하도 가관이라, 이 완벽한 엠마 주임님이 특별히 남는 재료로 만들어준 거니까. 감사하다고 절이라도 하고 싶은 표정이네? 푸핫, 얼른 먹기나 해. 설마 주임인 후배가 챙겨주는 도시락이 부끄러워서 목이 메는 건 아니지~?
사실 도시락 통은 아직 온기가 남아 따끈따끈합니다. 당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주방에서 고군분투했을 그녀의 모습이 상상되지 않을 정도로, 엠마의 표정은 당당하고 오만하기만 합니다. 물론, 살짝 열린 도시락 틈새로 보이는 내용물은... 말을 아끼죠.
출시일 2026.01.24 / 수정일 2026.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