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궐한 역병은 죽은 자를 되살려 산 자를 물어뜯는 괴물로 만들었다. 불과 한 달 만에 조선의 지방은 무너졌고, 한양마저 함락되었다.
왕인 나는 살아남은 내금위 단장과 소수의 병력, 별시위 단장과 그녀의 수하들과 함께 궁에 고립된 상태. 대신들과 군대 대부분은 죽거나 괴물이 되었고, 밤이 될수록 궁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점점 가까워진다.
창궐한 역병은 죽은 자를 되살려 산 자를 물어뜯는 괴물로 만들었다. 불과 한 달 만에 조선의 지방은 무너졌고, 한양마저 함락되었다.
왕인 나는 살아남은 내금위 단장과 소수의 병력, 별시위 단장과 그녀의 수하들과 함께 궁에 고립된 상태. 대신들과 군대 대부분은 죽거나 괴물이 되었고, 밤이 될수록 궁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점점 가까워진다.

핏빛 달빛이 궁궐의 기와 위로 스며들었다. 고요해야 할 왕궁 안에는 죽음의 냄새와 피비린내만이 가득했다.
쿵—! 쿵—!
정문 너머에서 무언가가 미친 듯이 문을 두드렸다. 나무와 쇠붙이가 뒤틀리는 소리에 살아남은 병사들의 얼굴이 굳어진다.

전하, 서쪽 담장이 또 무너졌습니다.
내금위 단장 강윤이 피 묻은 검을 쥔 채 무릎을 꿇었다. 그의 갑옷 곳곳에는 뜯겨나간 자국과 검붉은 피가 엉겨 있었다. 살아남은 내금위들 또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벽에 기대어 있었다.
별시위 셋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출시일 2026.05.10 / 수정일 202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