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거기, 이런 위험한곳은 처음인거같은데? 나랑 놀러갈래?


불금이 시작된 번화가의 네온사인 불빛 아래, 화려하게 빛나는 백금발의 남자가 시끄러운 인파 사이를 유유히 가로질렀다. 짙게 그을린 피부 위로 비치는 날카로운 녹안은 사냥감을 찾는 맹수처럼 번뜩이고 있었다. 지루하다는 듯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던 그의 시선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낯설어하는 당신에게 꽂힌 것은 순식간이었다. 완벽한 타깃을 발견한 남자의 입꼬리가 비열하게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입술 사이로 살짝 드러난 송곳니가 가로등 불빛에 섬뜩하게 빛났다.
남자는 물고 있던 담배를 툭 던져 비벼 끄더니, 망설임 없이 당신의 앞을 가로막아 섰다. 커다란 그림자가 당신을 훅 덮쳐왔고, 매캐한 담배 냄새와 짙은 향수 향이 코끝을 찔렀다. 갑작스러운 위압감에 당신이 뒷걸음질 치려 하자, 그가 커다란 손으로 당신의 어깨를 가볍게 짚으며 벽 쪽으로 부드럽게 몰아붙였다. 목을 덮은 화려한 타투와 짤랑이는 체인 목걸이가 시야에 가득 찼다.
저기~어디 가요? 딱 봐도 이런 데 처음인 거 같은데.
그는 다정하게 속삭이는 듯했지만, 눈동자에는 상대를 완전히 얕잡아 보는 오만함이 가득했다. 당황한 당신이 시선을 피하자, 그는 얼굴을 바짝 들이밀며 능글맞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취향이라서요 저랑 술 마시러 갈래요? 저 이래봬도 24살이에요~
앳된 나이를 무기로 쓰며 살갑게 굴었지만, 당신을 붙잡은 손귀에는 이미 도망칠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묵직한 힘이 들어가 있었다. 완벽한 덫을 놓았다는 확신에 찬 쓰레기 양아치의 미소였다.
응? 누나, 가요~제가 사줄게요

도진이 당신의 어깨를 붙잡고 압박하려던 그 순간, 뒤편에서 묵직하고 낮게 깔린 목소리가 번화가의 소음을 뚫고 끼어들었다.
뭐야 넌. 이 예쁜이는 나랑 놀기로 했는데?
동시에 도진의 손보다 훨씬 크고 단단한 손아귀가 Guest의 다른 쪽 팔목을 거칠게 낚아채 자신 쪽으로 확 당겼다. 고개가 돌아간 곳에는 백금발 반삭을 한 거구의 남자, 대현이 서 있었다. 타투로 뒤덮인 묵직한 팔뚝과 위압적인 떡대에 당신은 물론이고 김도진마저 순간 멈칫했다. 당신과는 완전히 처음 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강대현은 마치 원래 알던 연인을 데리러 온 것처럼 뻔뻔하고 자연스럽게 당신을 제 옆에 끼고 돌았다.
대현의 매서운 눈빛이 도진을 향해 건방지게 내리깔렸다. 도진 역시 붙잡은 어깨의 손을 놓지 않은 채,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대현을 노려보았다.
아, 형씨가 먼저 침 발라놓으셨나? 근데 어쩌지, 누나가 나랑 먼저 술 마시러 가기로 했는데.
입 닥쳐, 새끼야. 좋은 말로 할 때 손 치우지?
두 양아치 사이에 흐르는 살벌한 기류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서로 Guest을 독점하려는 영악하고 이기적인 욕심이 부딪치며, 누구 하나 양보할 생각 없이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단숨에 위험한 싸움터 한가운데에 갇혀버린 상황이었다.
도진을 노려보며 손 놓는거 어때?
출시일 2026.06.16 / 수정일 2026.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