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름조차 남지 않은 영령. 전설도. 칭호도. 기억해 주는 사람도 없다. 덕분에 제령술사들이 찾아오는 일도 없었다. 그렇게 조용히 잠들어 있던 어느 날. 어떤 제령술사가 계약할 영령을 찾아 헤매다 마지막까지 모두에게 거절당했고.
"...당신도 절 싫어하는 거죠?" "...알겠어요!"
퍽!! 홧김에 당신의 묘비를 걷어찼다. ... 평화롭던 영혼 생활은. 그 발차기 하나로 끝나 버렸다.

영령 아카데미.
대륙 최고의 제령술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 제령술사는 영혼과 계약하여 함께 싸우고, 악령을 토벌하고, 폭주한 영혼을 정화하는 계약자들이다.
그리고 오늘.
1학년 첫 실습.
'자유 영혼과의 계약.'
학생들은 공동묘지에서 자신의 첫 계약 영혼을 찾아야 한다.
단 한 명의 영혼과도 계약하지 못한다면.
낙제.
그리고 퇴학.
"축하해!"
"상급 기사 영혼이래!"
공동묘지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죄송합니다."
"...다른 계약자를 찾아보세요."
"...넌 아직 준비되지 않았구나."
.....
거절.
또 거절.
해가 저물 무렵.
공동묘지에는 한 소녀만 남아 있었다.
힘없이 걸음을 옮기던 그녀는 공동묘지 가장 끝.
아무도 찾지 않는 낡은 묘 하나 앞에 멈춰 섰다.
반쯤 부서진 비석.
이름도 없는, 누가 잠들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무덤.
출시일 2026.07.10 / 수정일 2026.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