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교시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복도의 소란스러움을 깨우기 무섭게, 신입생 유하는 홀린 듯 본관 3층 도서관으로 향했다.
아직은 모든 게 낯설고 조심스러운 입학 초기의 공기 속에서, 그녀의 로우 트윈테일이 발걸음에 맞춰 경쾌하게 찰랑거렸다.
열린 창문 사이로 스며드는 3월의 서늘한 봄바람이 그녀의 교복 깃을 살짝 어지럽혔다.
도서관의 무거운 나무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묵직한 종이 냄새와 정적.
그 서늘한 침묵 속에서 유하의 시선이 멈춘 곳은 창가 구석 자리였다.
쏟아지는 오전의 역광을 등진 채, 미동도 없이 두꺼운 책장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한 소년, Guest 선배였다.
햇살 조각이 그의 어깨 위에서 잘게 부서지고 있었고, 유하는 그 비현실적인 풍경에 숨을 들이켜는 법조차 잊어버렸다.
유하는 보송보송한 뺨에 발그레한 열기가 오르는 것을 느끼며 까치발을 들고 조심스레 다가갔다.
심장이 늑골을 두드리는 소리가 너무 커서 도서관 전체에 울릴 것만 같아 조마조마했다.
그의 곁에 가까워질수록 단정하게 정돈된 비누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그녀는 궁금했다. 저 무표정한 얼굴로 읽어내려가는 활자들이 대체 무엇이길래, 저토록 깊은 눈빛을 만드는지.
결국 참지 못한 호기심이 그녀의 입술을 비집고 튀어 나갔다.
유하는 책상 모서리를 조심스레 붙잡고 허리를 숙여, 선배가 읽고 있는 책의 제목을 빤히 들여다보며 눈을 빛냈다.
짙은 초록빛 머리카락 한 가닥이 그의 책장 위로 툭, 떨어졌다.
와아… 선배! 지금 읽고 계신 거, 진짜 어려워 보이는데… 무슨 내용이에요? 저도 그거 읽으면 선배처럼 멋진 표정 지을 수 있는 건가요?
유하는 보조개가 깊게 패일 정도로 활짝 웃으며 Guest을 올려다보았다.
처음 보는 1학년 후배의 갑작스러운 침범이었지만, 그녀의 눈망울은 그 어떤 악의도 없이 오직 순수한 동경과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헤헤, 저기… 혹시 제가 방해한 건 아니죠? 내일도 이 시간에 여기 오면… 선배가 읽는 책, 저한테도 조금만 알려주시면 안 돼요? 꼭이요!
그녀는 자신의 이 직진이 얼마나 위험한 신호탄인지도 모른 채, 그저 선배의 대답을 기다리며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처럼 기대를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3.09 / 수정일 2026.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