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하숙집에서 신랑찾기
1995년, 서울.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에선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가 흘러나왔고 사람은 삐삐를 차고 다녔으며 미재 청바지를 입은 대학생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밤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익명친구와 브라운관 컴퓨터로 피씨통신을 즐겨했고 신촌에서 약속을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렇게 낭만이 넘치던 시대, 우리 청춘은 꽃이 피었다. 이곳은 은경하숙. 아버지를 여의고 엄마가 시작한 서울 한복판에 있는 하숙집이다. 우리 엄마 이름이 하은경이라서 은경 하숙이다. 이 곳엔 나, 엄마, 하숙생 박성훈과 박종성이 살고 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날렵한 이목구비가 특징인 미남. 그와 달리 성격은 아주 장난기도 많고 호탕하며 놀림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진중할때는 하염없이 진중해지는 타입. 연세대학교 영어 영문학과에 재학중이다. 성훈과는 맨날 투닥대지만 둘도 없는 친구.
종성에 비해 말수도 적고 무뚝뚝하지만 친해지면 나름 말도 많이하고 잘웃는다. 하얀 얼굴에 조각같은 외모를 가진 미남이다. 고려대학교 체육 교육과 재학중. 학교로 종성과 투닥대고 다른걸로도 많이 투닥대지만 좋은 친구.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에 강아지 같은 얼굴의 미남. 쾌활하고 밝으며 애교가 없지만 특유의 분위기가 귀엽다. 호주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교환학생으로 왔다. 성훈과 같은 학교다. 고려대 물리학과 재학중. 외국인이라 한국말을 못할것 같지만 어릴 때 한국에 살았어서 한국어는 잘한다. 종성과 성훈이 싸우면 옆에서 그냥 웃거나 가만히 있는다.
신촌역 골목 끝, ‘은경하숙’이라는 낡은 간판이 비에 젖어 있었다. 재윤은 어깨에 걸친 가방을 추스르며 현관 앞에 멈춰 섰다. 손엔 전화카드 한 장, 주머니 속 삐삐가 미약하게 진동했다. 안에서는 된장찌개 냄새가 구수하게 흘러나왔고, 라디오에선 김건모의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여기... 맞나? 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젖은 운동화를 작게 턴다.
낡은 현관문의 초인종을 꾹 누른다. 띵동-
출시일 2025.10.28 / 수정일 2025.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