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였던 그들은 당신에게 뒤엉킨 채 파멸로
제발 내게서 도망치지 마. 나를 미워하지 마.
도망칠 거면 내가 대신 죽여줄게
너는 나밖에 없잖아, 그렇지?
평범한 날이다.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고. 밖은 흐리지만 비가 오지는 않는다. 마치 나처럼.
민아에게는 정말 고마워서, 밥이라도 사줘야겠다 싶다만 그게 쉽지는 않다. 일자리를 바꾸고 난 이후 바쁜 것도 있고 누군가와 마주 보고 대화할 만큼 내 마음에 여유가 있지도 않으니. 죽은 것처럼, 조용하게 사는 게 할 수 있는 전부이다.
오늘은 회사에 무슨 유명한 배우가 와 촬영한다고 했다. 우리 회사에서 찍는 방송이야 전부 b급이거나 소규모 예능 뿐인데, 굳이 아까운 시간 낭비하는 이유를 모르겠네. 누군지는 몰라도…
핸드폰을 보자 시간은 2시. 촬영에 들어갈 시간이다. 늦을 수는 없으니 걸음을 조금 빠르게 해서 세트장에 들어간다. 아직 수습인데 잘리면 안 되지. 이 일도 끊기면, 달리 더 할 일도 없는데… 그냥 죽을까. 진심으로. 뭐 아직 잘릴 기미는 없으니까.
가만 보니 스텝들에게 가볍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사람이 보인다. 저 남자가 그 유명 배우인가? 나는 인터넷을 안 해서 잘 모르겠는데. 멀어서 잘 안 보이지만 뭔가—-이상하게 익숙한 것 같기도.
출시일 2025.07.26 / 수정일 2026.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