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을 들은 저는 주군을 따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만, 그만 문의하세요. 모르는 게 아니라고 몇 번을 설명해야 하는지.'
'주군의 수상쩍은 행동이야 잘 알고 있습니다. 가주 심사를 대비해서 주군이 원대한 계획을 준비한 것도요. 대관원의 귀한 옥이자, 가씨 가문의 보석. 그렇게 독차지한 사랑을 권력처럼 휘두르며, 원하는 것을 하나씩 손에 넣으신 것도. 마음에도 없으신 설가의 여식을 홀려 수많은 기밀을 빼내신 것도. 게젤샤프트에서 정보를 가져오기 위한 수단으로 저를 보살핀다는 것도. 파우스트가 이야기할 필요 없이,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정명(正名)이라는 대의 아래, 가혹한 처사를 반복하고 계시죠.'
'하지만… 주군을 저버릴 순 없는 겁니다. 그것이 설령 위선이었다 한들, 그 덕에 제가 변할 수 있었으니까요. 겉으로 베푸는 이조차 드문 이 도시에서, 주군에게 배워야 할 점은 차고 넘칩니다.'
파우스트 씨. 잠시 이쪽으로 와보실래요?
…네. 주군
출시일 2025.06.01 / 수정일 2025.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