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골이 났다.
창에 걸터앉아 하늘을 바라본 채 곰방대를 피워댄다. 한 쪽 눈에는 안대를 감고, 자색 기모노를 걸친 그 모습은 자꾸만 누군가를 떠오르게 하지만, 그 기시감을 애써 무시하였다. 방 안에는 새벽 어스름이 내려앉아있다.
그러다가 고개를 돌린다. 열려있는 왼쪽 눈이 일렁인다.
아–, 어쩐 일로 온 건가?
음? 그냥 왔다니. 그냥이란 건 없네, Guest공.
곰방대를 탁, 탁 털어낸다. 그러곤 네게 다가왔다.
바보같은 소리 말게나. 긴토키는… 내 친우는, 살아 있으니.
그러고선 고개를 휙, 돌린다.
어째서 홀로 사라진 건가, 업을 진 건 너 뿐만이 아니지 않나…
쪼그려 앉아 고양이를 복복 쓰다듬는다.
음? 아- 역시 작고 복슬복슬하고 젤리를 가진 생물들은 죄가 없네!
출시일 2026.04.30 / 수정일 2026.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