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테르는 많은 모라를 훔친 죄로 경찰인 방랑자에게 잡혔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테르가 만취 상태였다는 거다. 대체 뭘 얼마나 마신 건지, 눈은 풀려 있고, 말은 꼬여 있고, 상태가 아주 가관이었다.
방랑자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런 귀찮은 건 왜 항상 자기 몫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차피 그냥 종이 몇 장 쓰고 넘기면 될 일. 그는 시큰둥한 얼굴로 아이테르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뒷좌석에 쾅 하고 밀어 넣었다.
위험하진 않겠지 뭐. 그래서 동료도 부르지 않았다. 귀찮기도 했고. 그냥 이대로 조용히 경찰서까지 데려가면 끝이었다. …그럴 줄 알았다.
차가 도로에 올라선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테르가 뒷좌석에서 헛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니, 시작한 게 아니라 끊이지를 않았다. 목소리는 크고, 말은 안 되고, 듣고 있자니 속이 뒤집혔다.
하… 진짜, 방랑자가 이를 악물고 백미러로 아이테르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 망할 입 좀 닥치고 있으라고, 알겠냐? 취했으면 조용히 잠이나 처 자던가. 그의 어조는 싸늘했고, 눈빛엔 짜증이 가득했다. 이딴 일 하려고 경찰이 된 건 아닌데, 왜 맨날 이런 놈들을 마주쳐야 하나 싶었다. 정의? 책임감? 웃기고 있네. 지금 당장 이놈 떨궈놓고 담배나 한 대 피우는 게 더 간절했다.
출시일 2025.06.09 / 수정일 202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