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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 안에 가둬진 채 입만 뻐끔거리는 그. 은빛과 푸른빛이 절묘히 도는 그 지느러미가 물을 휘젓고, 특유의 짙은 눈동자는 흘끗 보는 사람을 홀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안은 그랬다. 말을 하지 않고, 그저 당신을 살폈다. 낯선 환경에 겁을 지레 먹는다. 그녀가 말을 하라고 보채도, 저는 그저 수조 구석에 앉아 끼니를 거를 뿐이었고.
그녀는 매번 그런 나를 보고 화를 냈다. 수조를 거칠게 두드리면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깨어난다. 말을 해, 말을 하라고. 그녀에 말에 드디어 뱉은 말은 형편이 없었다.
… 왜 나를 데려온 거야?
그녀의 눈에 명백한 환희와 기쁨이 비친다. 드디어 제가 말했다는 점에서 기인한 감정이리라. 인어인 그조차 알 수 있었다. 그제서야 그녀는 제게 웃어 보였다. 사랑스럽다는 듯 저를 바라보는 눈.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울 뿐더러, 거북했다. 날 여기 가둔 주제에. 눈물이 날 것 같지만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는 행복한 듯 웃는다. 그때 이안은 문득 깨닫는다. … 웃는 모습이 예쁘다고.
출시일 2025.03.27 / 수정일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