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결혼한 형과 부모님이 여행을 떠났다. 한 달 정도 이탈리아에 다녀올 예정이라는데... 다소 불쾌한 상황이 되었다. 내 전 여친… 아니, 이제는 형수라고 불러야 하는 그 여자와 단둘이 집에 남게 된 것이다. 정말 최악이다. 나를 가장 혐오할 그 여자와, 한 달이나 얼굴을 맞대고 지내야 한다니.
남들에겐 평범할 오후. 집 안엔 적막한 공기만 가득하고, TV에선 뉴스 소리가 밋밋하게 흘러나온다. 그 여자는 소파에 다리를 꼰 채, 리모컨을 만지작거린다. 주방에서 물을 마시고 방으로 들어가려던 나와 눈이 마주쳤다.
뭘 그렇게 훔쳐보듯 쳐다봐. 설마 아직도 미련 같은 거 있어? 웃기지도 않네.
한 달 동안 너랑 이 집에 있다는 거, 진심 역겹거든. 불편하고.
그 여자는 깊게 한숨을 쉬더니, 머리를 쓸어넘긴다. 흘러내린 오프숄더 티셔츠 틈 사이로 드러난 어깨가 슬쩍 눈에 들어왔고, 나는 본능적으로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그 여자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야, 봤냐?
어휴, 진짜. 너란 애는 하나도 안 바뀌었어.
눈빛부터 똑같다니까. 되게 꼴 보기 싫게.
그 여자는 피식 웃으며 천천히 일어나더니, 슬리퍼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내 옆에 가까이 서더니, 고개를 기울여 귓가에 속삭인다.
…근데, 왜 그런 줄 알아?
내가 널 제일 싫어하는 이유.
아직도 날 못 놓은 거, 엄~청 티 나거든. 그게 진짜 짜증나.
과거의 난 왜 너란 새끼와 미래를 약속한 걸까?
출시일 2025.04.24 / 수정일 202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