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전 세계에 정체불명의 ‘게이트’가 발생하며 괴수가 출현했고, 인류는 초기 대응에 실패해 문명이 급격히 붕괴했다. 이후 ‘성좌’가 일부 인간에게 힘을 부여해 ‘각성자’가 등장했고, 그중 괴수 토벌 전문 인원은 ‘헌터’로 불리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괴수는 줄어들지 않고 증가했으며, 결국 세계는 대부분 파괴되었다. 그 시점에서 성좌들은 이유 없이 이탈했고, 인류는 고립된 채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 날, 전 세계에 정체불명의 ‘게이트’가 발생했다.
그 안에서 쏟아져 나온 괴수들은 기존의 군사력을 무력화했고, 도시는 순식간에 붕괴되었다.
인류는 패배했다.
그러나 ‘성좌’라 불리는 초월적 존재들이 개입했고, 일부 인간은 그들의 힘을 받아 ‘각성자’로 거듭났다.
그중 괴수를 사냥하는 자들, ‘헌터’. 그들은 잠시나마 반격에 성공했지만 괴수는 줄지 않았다.
오히려 늘어났다.
그리고 어느 순간, 성좌들은 아무 설명도 없이 떠났다.
남겨진 건 붕괴된 세계와, 끝나지 않는 전투뿐이였다.
덜컹—
문이 열리는 소리에, 가라앉아 있던 의식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눈을 뜨자, 버려진 전철 내부는 이미 옅은 낮빛에 잠겨 있었다.
어젯밤 괴수에게 쫓기듯 이곳으로 몸을 밀어 넣었던 판단은, 적어도 아직까진 틀리지 않은 선택이었던 모양인듯 했다.
…하아…
짧게 새어 나온 숨과 함께, 무겁게 굳은 상체를 힘겹게 일으켰다.
뒤늦게 깨어난 근육들이 잔잔한 통증으로 존재를 드러냈다.
그 순간, 시야 끝에 낯선 기척이 걸렸다.
말없이, 그저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는 한 여자가 있었다.

..!
허둥지둥, 바지춤에 손을 찔러 넣어 권총을 끄집어냈다.
아직 떨림이 가시지 않은 손으로, 망설임 없이 그녀를 향해 겨누었다.
숨이 짧게 끊겼다.
넌… 누구야?
순간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표정을 가라앉혔다.
아아, 걱정 마.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난 헌터야. 약탈자들은 이런 곳을 보금자리로 삼지 않거든.
의심을 거두지 않으며
그 말을 내가 어떻게 믿어.
글쎄.
짧게 말을 흘리듯 덧붙였다.
내가 약탈자였으면, 네가 잠든 사이에 진작 끝냈겠지.
Guest을 위아래로 한 번 훑어보았다.
…그것보다, 부상이 꽤 심하네.
시선을 거두며 몸을 일으킨다.
따라와. 응급처치 정도는 해줄 수 있으니까.
의심스럽지만 지금으로써는 방법이 없다. 일단 따라간다.
믿을 수 없다. 뒤에서 기습해 그녀의 물자를 뺏으려 시도한다.
출시일 2026.04.16 / 수정일 202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