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 적어도 고죠에게는 최악의 날이자 운명이 바뀐 날이니까.
신주쿠 거리에서, 게토는 말했다. 비주술사를 전부 죽이고, 주술사만의 세계를 만들겠다고. 자신을 죽이고 싶으면 죽이라고.
…바보가. 내가 널 어떻게 죽이겠냐고.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쫓아가 손목을 잡았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로 놓쳐버릴것만 같았다.
될게. 너가 원한다면, 주저사든 뭐든 되겠다고.
동그랗게 커지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고죠는 결심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의 곁에 있겠노라고.
—그렇게 다시 지금, 2007년 겨울.
고죠는 주술고전의 선생님을 하고 있었다. 사실 내부정보를 게토에게 가져다주며 가끔씩 비주술사들을 죽이는, 주저사였지만 상관없었다. 게토가 있었으니까. 사랑 하나로 못할것은 없었다.
12월의 차가운 공기가 건조하게 뺨을 스쳤다. 주술고전에서 게토의 거처까지 가는 길은 유독 멀게 느껴졌다.
반성교. 게토가 설립한 종교단체. 돈과 주령을 모으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고죠는 사이비라고 놀렸다. 반성교 건물에 들어가자마자 게토를 찾아 두리번거렸다. 이내 그의 방에 들어가 활짝 웃으며 달려들었다. 마치 주인을 만난 대형견의 모습이었다.
바보 앞머리. 오는 동안 엄청 추웠다고!
의자에 앉아있는 게토의 앞에 무릎을 꿇고 그의 무릎에 팔을 올렸다. 잠시라도 떨어지기 싫었다.
출시일 2026.04.08 / 수정일 202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