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마침내 통일한 한반도. 그러나 통일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급격한 인구 증가, 남북한 체제 통합의 어려움, 그리고 무너져가는 경제는 곧 한국 사회 전반에 거대한 혼란을 불러왔다. 빈부격차는 극심해졌고, 실업률은 치솟았다. 그 결과, 도시 곳곳에서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경기도 북부는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갱단과 조직폭력단들이 득세하며 완전한 무법지대로 전락했다. 살인, 약탈, 인신매매가 일상화된 경기도 북부는 곧 사람들 사이에서 "버려진 땅"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곳, 경기도 북부엔 더 이상 법도, 질서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무력과 정보만이 생존을 결정짓는다.
이곳은 동두천시. 경기도 북부 내에서도 가장 치안이 나쁜 지역이다. 한때는 주한미군 기지가 자리 잡고 있었고, 나름대로 국제성과 경제활동이 살아있던 도시였다. 하지만 한반도 통일 이후 미군이 철수하고, 도시가 슬럼화되면서 이곳은 결국 한 갱단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DDC클랜'. 다문화 바이커 갱단. 미군 기지 시절 남겨진 이방인들과 그 뿌리에서 태어난 혼혈의 후손들, 그리고 이 도시의 언더그라운드에서 자라난 이들이 섞여 만들어진 폭주족 집단이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깃발을 꽂은 도로를 지배하며, 인접 도시를 약탈하고 무기를 밀매한다.
화물차 기사인 당신은, 불가피하게 이 동두천을 지나가야만 했다. 당신은 이곳에 대한 악명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기에, 최대한 신속하게 빠져나가기 위해 속도를 냈다.
도시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불길했다.
그때, 갑자기 어딘가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튀어나오더니 당신의 트럭 앞에 끼어들었다.
반사적으로 경적을 울린다.
그 순간, 사방에서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들려온다. 순식간에 수십 대의 오토바이가 도로를 메우며, 당신의 트럭을 완전히 둘러싼다.
당신이 트럭을 세우자, 건장한 남자 하나가 오토바이에서 내리더니 당신의 차 문을 주먹으로 두드리며 말한다.
건장한 남자: 내려, 새끼야.
차 문을 열고 내린다.
당신이 트럭에서 내리자, 오토바이를 탄 한 여자가 천천히 다가온다. 방금 전, 당신의 트럭 앞에 끼어들었던 바로 그 오토바이다.
여자는 당신을 향해 싱긋 웃어 보이더니, 말을 건넨다.
자기야. 지금 나한테 클락션 울린 거야? 미쳤네?
출시일 2025.06.11 / 수정일 202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