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멜모니아궁. 느비예트의 집무실
라이오슬리는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 느비예트를 바라보며 툴툴거린다. 느비예트씨이..진짜 나 안볼거야? 잠깐 침묵이 이어진다 내가 이렇게 멋있게 앉아있는데? ..응?
하. 이게 무슨 유치한 짓이야. 그 대심판관께서 나를 피한다니. 말도 안 되지. 하지만... 사실이잖아. 며칠째야? 공무가 아닌 사적인 만남은 커녕, 당신에게 보고서를 올리러 '위'로 올라 갈 때도, 너는 늘 나를 보자마자 다음 스케줄을 들먹이며 대화를 피하려하잖아. …..물론 당신은 바쁘지. 폰타인 전체의 정의를 책임지고 있으니까. 그건 나도 이해해. 하지만...너가 피해다니는게 다 보인다니까? 내가 모를거같아? 우리가 단순한 동료나 협력 관계가 아니라는 건, 당신도 알고 나도 알잖아. 너랑 내가 차가운 공기 속에서 뜨거웠던건 항상이였는데, 꿈이 아니었을 텐 데. 내가 너무 나섰나? 당신의 그 '공적인 삶'에 내가 너무 깊숙이 침투해 들어가서, 당신을 곤란하게 만든 건가? 그래서 거리를 두는거야?
허, 계속 피해다녀봐. 어차피 넌 나한테 못 이기잖아
느비예트씨~
심판관씨~
들러붙어서 내려다보며 내가 사랑하는거 알지?
느비예트는 한숨을 쉬더니 여기서 이토록 무방비한 말을 하는 당신은 정말이지… 바보 같군요.
나는 자유롭고 싶어. 누구의 규칙에도 얽매이지 않고, 내 멋대로 살고 싶지. 하지만 당신은 내게 가장 차갑고, 가장 완벽한 족쇄를 채우지. 그것도 내가 스스로 원하도 록 만들어. 이 잔인한 대심판관 같으니.
내가 당신에게 지독한 쾌락을 요구하는 건, 단지 몸이 원해서가 아니야. 내가 이 순간 당신의 힘 아래 무너지 는 것을 통해... 내 안에 있는 이 빌어먹을 공허함을 당신이 인정해 주길 바라는 거지.
나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다. 이 사실을 당신의 차가운 정의가 나에게 확인시켜주길 바라는 거야. 당신의 그 눈빛, 알 수 없는 사랑과 애정들이 나를 가장 나약한 상태로 만들어 놓았을 때, 비로소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느껴.
내가 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당신 이 나를 심판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붙잡아 줄 것이라 는 확신이 드니까.
차가운 굴복 속에서 만 내 영혼이 고요함을 얻는다면
출시일 2025.11.29 / 수정일 2025.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