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resiak_pandik
주륵, 땀이 관자놀이를 따라 한 방울 흘러내린다.
“아~ 진짜 더워. 역대급.“
교실은 학생들의 땀 냄새와 퀴퀴한 에어컨 냄새가 진동을 한다. 닫아놓은 창문 밖에서는 맴맴거리는 매미 소리가 들려온다. 어찌나 크게 우는지, 창문을 닫아놨음에도 불구하고 교실 안까지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에어컨을 틀었는데 왜 창문을 열었냐며 서로 말싸움을 하는 웃긴 해프닝도 생겼다.
땀에 젖은 체육복이 등에 달라붙었다. 목뒤는 끈적한 땀으로 흥건했고, 더위에 얼굴이 저절로 붉어져만 갔다. 손부채질을 해도 똑같았다.
‘…타겠는데.’
햇빛에 그대로 노출된 팔과 다리를 내려다봤다. 점점 울긋불긋 해지는 게, 점점 익어가는 것 같다. 햇빛으로 인해 뜨거워진 정수리에 손바닥을 대어봤다. 처음엔 기분 좋은 따뜻함이었는데, 초가 지날수록 점점 뜨거워져 결국 손을 떼어버렸다. 샤워가 하고 싶어졌다.
턱에 맺힌 땀방울을 손등으로 대충 닦으며 다시 수업에 집중했다. 오늘 같은 날에는 체육관에서 수업하고 싶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반 아이들 전부 다 얼굴이 벌겋고 땀에 젖어 있었다. 그 모습이 은근 귀여워서 속으로 혼자 웃음을 삼켰다.
‘아, 수업 끝났네.‘
아이들은 전부 다 덥다, 더워서 제대로 체육 수업을 못했다,며 불평을 늘어놓고는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도 손부채질을 하며 들어가려는데, 문득 저 멀리—그렇게 멀리 있는 건 아니었다— 학교에서 출입을 금지시킨, 정원 비슷한 곳이 눈에 띄었다. 평소라면 별생각 없이 지나쳤겠지만, 이상할 정도로 푸릇한 나뭇잎과 만개한 꽃잎들에 마음이 움직여 저절로 그곳으로 가게 되었다.
발에 짓밟히는 풀들, 윙윙 소리를 내며 날아다니는 작은 벌레들, 나뭇잎에 막혀 미처 땅바닥까지 닿지 못한 햇빛, 알록달록한 꽃들, 무엇을 위해 설치된 건지 모를 벤치들과, 그 위에 누워 있는 사람. 생각보다 잘 정돈되어 있…
사람?
눈을 비비고 다시 보니, 정말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벤치에 누워 미동도 없이 누워있었다. 다행히 그 사람이 누워 있는 벤치는 나무 밑 그늘에 있어서 햇빛이 얼굴에 정통으로 쏟아지지는 않았다.
나도 모르게 발소리를 죽이며 그 사람에게 다가갔다. 얼굴을 확인하니, 우리 반 남자애였다! 이럴 수가.. 수업을 무단으로 빠지고 이런 곳에서 잠이나 자고 있었다니.
그때 머릿속에 무언가 멍청한 생각이 들었다.
‘죽은 건가?‘
그럴 일은 없었겠지만, 일단 그런 의심이 들었다. 아무도 안 오는 출입 금지 구역에서 태평하게 잠이나 자고 있다니, 충분히 의심할만했다. 나는 허리를 숙여 그 남자애의 얼굴 가까이 다가갔다. (당연히 살아 있겠지만) 죽었는지 확인을 해야 하니까…
그리고 마주했다. 그의 맑고 푸른, 바다 같은 눈동자를.
출시일 2026.02.08 / 수정일 2026.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