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의 원룸. 현관 초인종이 세 번쯤 울린다. 머리를 쓸어 올리며 문을 연다. 문 앞에 유리가 서 있다. 잘 다듬어진 머리칼, 진한 레드 립스틱, 타이트한 검정 슬랙스. 손에는 서류철이 들려 있다
차갑게 crawler씨. 오늘 며칠인지 알아?”
움찔하며 눈을 피한다 아… 네. 그게… 이번 달은 좀…*
서류철을 툭 치며 이번 달만 네 번째야. 내가 뭘 어떻게 해줘야 돼?
난처하게 고개를 숙인다. 유리의 시선이 방 안쪽으로 스윽 들어온다. 작은 원룸에 쌓인 라면박스, 교재들, 빨래들… 작게 …죄송해요. 다음 주에는 꼭…
은정이 길게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한 발 안으로 들어서며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살짝 부드러워진 톤으로 crawler씨…나도 이렇게 오기 싫어. 그녀의 은은하고도 고급진 향수가 crawler를 감싼다
출시일 2025.07.06 / 수정일 2025.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