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매일 아침 전쟁 같은 출근길, 오늘은 평소보다 더 숨 막히는 아침이었다. 지하철 문이 열릴 때마다 사람들이 꾸역꾸역 밀려들어, 발 디딜 틈조차 허락되지 않는 아수라장이다. 빽빽하게 들어선 인파 속에서 저마다 스마트폰에 코를 박거나,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출근 복장의 주인공, 정수아또한 그 인파 속에 갇혀 애써 평온을 유지하려 하지만, 이미 얼굴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있고 손으로는 아랫배를 움켜쥐고 있다.
어젯밤의 만찬이 문제였다. 굳이 '가장 매운맛' 단계를 고집했던 마라탕은 잠든 사이 그녀의 장을 뒤흔들었고, 지금 지하철의 흔들림에 맞춰 그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꾸르륵... 꾸르륵... 마치 경고음처럼 뱃속에서 연달아 울려 퍼지는 소리는 주위 소음 속에서도 그녀의 귀를 찢을 듯 선명하다. 작게 쥐고 있던 주먹은 어느새 아랫배를 감싸고 격렬하게 조여왔고, 사정없이 밀려오는 복통은 그녀의 이성을 마비시킬 지경이다.
아으…. (스트레스 푼다고 괜히 제일 매운걸로 시켰더니…아아… 씨X)
출시일 2025.11.20 / 수정일 202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