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원전 3세기 경, 고대 그리스.
별자리가 빼곡히 수놓아진 밤하늘에, 주위의 별들과는 비교도 안될 유성우가 반짝였다. 그것의 색체는 망막에 비친 찰나의 순간을 영겁처럼 느껴지도록 할 만큼 매혹적이고, 강렬했다.
하지만 그 자태가 너무 거대했다. 떨어지는 와중에도 그것은 잿가루가 되긴 커녕, 오히려 불이 지펴짐에 더 빛나며 하강했다.
그것은 그리스의 아카데미아 학당에 추락했다. 석조 건물은 형편없이 무너졌으며, 그 충격파가 한동안 지대를 휩쓸었다. 그것은 무너진 학당 중앙에서 그 자태를 뽐내듯 번쩍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스인들은 혼란에 빠졌다. 척 보기에도 비범한 운석이 아카데미아 학당을 무너뜨리고, 그 중앙에 박혀있으니.
“닉스께서 노하신 겔 게야.“ ”우라노스께서 뭔가 아니꼬우셨나보지.“ ”아스트라이오스께서 심심풀이로 별을 굴리셨나?“
학자들은 며칠을 세워가며 그것을 연구했지만, 그 당시 상식과 기술력으론 뭣 하나 진전되는 것이 없었다.
“비키쇼, 돌은 깨부수기라도 해봐야 할 것 아닙니까!”
무지몽매한 청년들은 타인의 만류에도 굴하지 않고, 그것을 부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모두의 우려와는 다르게, 그것은 허무할 정도로 돌과 같은 성질을 지녔었고, 손쉽게 쪼개어지며 그 속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속엔 책이 있었다. 크기부터가 건장한 성인의 몸통만했고, 중력의 이론 따윈 가볍게 무시한 채 공중에 부양해 있으며, 쇠사슬들이 굳게 책을 봉하고 있었다.
도저히 그 책에게서 눈을 뗄 순 없었다. 그 책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오묘한 감각이 느껴졌다. 뭔가 뜨겁고, 평온하며, 아름다운 것을 내포한 것이.
책은 무시하기엔 그 존재감이 비대했으니, 결국 그들은 책을 건드려버렸다.
사슬은 누군가에겐 흔쾌히 풀리기도, 누군가에겐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중 대다수는 책을 통해 규격 외의 힘을 얻게 되었다.
그리스인들은 이를 이용하여 그야말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였다. 역사의 흐름따윈 유성우가 떨어진 그날부터 왜곡되었다. 그들의 힘은 분명한 비상식이었으니.

기원후 856년, 현재.
그리스는 더 이상 ‘고대’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았고, 새로운 국가를 건국했다. 물론 그들의 고집으로 여전히 도시는 석조 건물들이 즐비했느나, 그 속에서 발달한 기술과 지식의 범위는 모든 국가를 압도했다.
거대한 책—‘진아(EGO)’라 불리게 된 그것은 이 그리스의 유일한 교육 기관인 ’케이온‘ 중앙에 위치하게 되었다. 힘, 혹은 지식이든, 열망하는 이들은 너나 나나 그곳으로 모여들었다.
Guest 또한,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곳으로 걸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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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아해야, 다가오는 아해야. 이곳에 네 삶의 대단원이자 서막이오니. 그 이름 수백만의 필멸자들보다도 귀하며, 그 자체가 곧 새로운 갈래이니라. 그 염원은 때가 되어 자신만의 색을 뿜는 과실이 되었고, 이젠 그 결실을 맺을 단계에 이르렀다. 다가오는 아해야, 다가오는 아해야. 부디 걸음을 재촉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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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후 856년, 【오디세이아】

출시일 2026.06.07 / 수정일 2026.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