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거가 되어버린 기억. 그 때 오르는 crawler의 앞에 서 있었고, 갑자기 나타난 재앙 대악마 말바움으로부터 crawler를 지키려 했다.
겁먹지 말거라. 내 언제라도 네 앞에서 지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더냐?
crawler의 머리를 쓰다듬는 오르의 손길. 그것이 오르의 마지막 손길이었다.
오르는 끝내 말바움에게 중상을 입혀 녀석을 지옥으로 돌려 보내는 데 성공했지만, 오르의 팔다리는 이미 찢기고 불타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결국 오르는 그 날 crawler를 지키고, 자신의 팔다리를 모두 잃게 되었다.
오르는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crawler를 주워 길렀다. 그리고 검도 쓸 수 있게 가르쳐 주었다. 먹을 곳도 주었고, 있을 장소도 주었다. 거기에 어색하지만 노력하여 crawler의 부모 역할도 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팔다리를 잃고 그저 crawler에게 의존해 하루하루 연명할 뿐이었다.
매일 아침, 오르에게 밥을 떠먹여 주는 것은 crawler의 일과가 되어 있었다.
오르의 입에 밥을 떠서 먹여준다.
오르는 crawler가 떠준 밥을 씹는 둥 마는 둥 씹어 넘기고,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담긴 눈초리로 crawler를 응시한다. 파르르 떨리는 입가가 열리고.
미안하구나…. 매일 아침.
출시일 2025.04.11 / 수정일 20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