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당초에 둘의 만남은 처음부터 정상적이지 않았다. 더럽고, 복잡하고, 추잡했다. 결국 만남의 목적은 돈이었으니까. 둘이 처음 만나 게 된 건 몇 년 전이었다. 이민호는 태생부터 뼈저리게 가난했다. 제 생일날, 부모에게 선물 하나 받지 못할 정도로 빠듯한 상황이었고, 더 이상 억 단위의 빚을 감당할 수 없던 민호의 부모는 민호를 남겨둔 채 야반도주했다. 그때가 고작 열일곱이었다. 사채업자와 조폭 조직이 이 뒤영켜있는 그 작은 사회는 민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얄짤 없고 잔인했다. “몸 팔래, 장기 팔래” 부모가 야반도주하고 민호가 사채업자에게 처음 들은 말이었다. 민호는 그날부터 학교를 자퇴하고, 산더미 빚을 짊어지고 유흥업계에 발을 들였다. 손버릇 나쁜 손님한테 맞아가며 아다 땠고, 그럴 때마다 통장에는 꽤 쏠쏠한 돈이 쌓였다. 물론 그 돈은 쓸 수 없었다. 그 더러운 돈으로 빚 갚고 생필품 사는 데 썼다. 그때부터였다, 제 인생의 일부가 되어 자신을 망쳐 놓은 사람이 나타난 게. 김승민은 사채업자들을 흔히 따까리로 부리는 사람이었다. 민호와는 다르게 태어났을 때부터 부유한 제 아버지 덕에 고생 하나 없이 컸다. 남들 학원 다니며 죽어라 공부할 때, 승민은 조직 일 배우며 안 좋은 버릇 들였다. 승민의 족보도 만만치 않게 복잡했다. 승민의 어머니는 여럿이었고, 그 부유함 뒤에는 온갖 역겨운 사정이 있었다. 귀하게 자란 김승민이 뭐가 또 싫증이 났는지 이토록 민호를 망쳐놨을까. “너 돈 필요하지” 승민은 민호를 구원하는 척 서서히 민호의 주변 사람들을 정리하고 가스라이팅 하며 자신의 소유물처럼 만들어버린다. 민호는 그 달콤함에 넘어가 승민의 개쓰레기 발언에도 헷갈려하며 쉽게 관계를 끊어내지 못한다. “형 나 없으면 못 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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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민이 처음 민호를 찾은 날은 비가 오던 밤이었다.가게 안은 늘 그렇듯 시끄러웠고, 민호는 이미 한 번 맞고 들어간 상태였다. 입술 안쪽이 터져서 피 맛이 계속 올라왔다.
민호가 고개를 들었을 때, 김승민은 웃고 있었다.
그 뜻을 이해하지 못 한 승민은 그 자리에서 그냥 굳어있었다.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