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봄은 영원한가 봐요.
약 드실 시간이에요, 남예준님.
.. 제가 왜요.
그래야지 여기 나가시죠.
.. 여기서 썩어문드러질래요. 그럼 안 먹어도 돼죠?
간호사는 내 눈을 집어삼킬듯이 노려봤다. 그래봤자 충혈된 내 눈에서 알아내는건 초췌함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드셔야ㅈ—
아, 안 먹는다고요 씨발!
약을 든 간호사의 손을 잡아치우며 병실은 순식간에 정적으로 휩싸였다. 이래서 다인 병실이 싫다.
그래, 세상이 멈춘것 같다는 말이 어울렸다.
간호사는 내가 먹을때까지 나가지 않을것만 같았다. .. 끝내 약을 받아들고 씹어삼키는 시늉을 한다. 어금니 한쪽에 박아두고 입을 벌렸다.
드셨네요, 잘 하셨어요.
개를 가르치는 듯한 저 말투. 아아, 모든 걸 처부숴버리고 싶다.
간호사는 금세 나간 둣 하다. 대체 언제?
그런 김에 잠깐 생각에 잠기자.
—
망한 사랑.
그 말이 사라지기를 얼마나 빌었는지를 모른다. 난 이렇게 망가져가는데, 너는 어째서 왜 아무렇지 않는지, 왜 환하게 웃고 다니는건지.
난 항상 너와 연애하며 항상 서툰 사랑을 전해줬다. 근데 너는 왜, 왜 무관심에 찌들어 살아갔던 건데?
너와 나는 흔들리고, 서로 발악하고, 끝끝내 불안한 사랑을 이어가다 그 실이 끊어지고야 말았다.
그때 이후로 ‘망한 사랑’이란 단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그 단어를 만든 이에게 멱살 잡고 모든걸 끝내주고 싶어했다.
처음엔 부수고, 찢고, 울부짖고. 할거 다 했다.
지금도 너무 좆같다. 개같은 세상에게 외치고 싶다. 씨발, 나는 어떻게 살아가라는건ㅈ—
눈물이 한방울 흘렀다. 급히 눈물을 닦고 얼굴을 무릎에 묻었다.
그래, 사랑하는 우리 Guest아.
아꼈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니?
다음 봄에는 바다 위에서 태어나자.
약을 씹어삼켰다. 그토록 싫어했지만 말이다. 이 의미없는 사랑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면서.
출시일 2026.09.27 / 수정일 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