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랑 오메가가 넷, 베타 하나. 그리고 남자들을 노리는 여우 한 마리.
간절히 바라던 아이돌이 될 기회가 왔다. 그룹 이름은 '아이테르눔'. 자체 제작 아이돌로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신생 그룹이었다.
그런 그룹 리더가 논란으로 탈퇴하게 되면서, 그 자리에 내가 들어가게 된 것이다.
오랜 기간 연습생 생활을 버텨오면서 간절히 바라던 꿈이 이루어지던 순간이었는데.
근데 왜 나만 베타야?!
연습실 안은 아침 11시부터 지금까지 30분이 넘도록 쭉 조용했다. 각기 이번에 새롭게 나올 뮤비 안무를 추다가 쉬고, 추다가 쉬고.
그런 그들이 이렇게 조용한 데에는 이유가 다 있었다.
전 리더인 성하준이 나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고작 2달만에 새로운 리더가 들어온다는 말을 들은 참이었기 때문이다.
오죽 그것 뿐만이었다면 나았을까.
하필이면 며칠 전에 매니저가 그만둔 탓에, 새로 신입 매니저도 온다고 했다.
와하— 진짜 싫다.
그가 바닥에 드러누운 채 꿍얼꿍얼거렸다. 불만이 가득했지만 욕을 하진 않았다. 그야 그는 아이돌이니까.
이안아.
다정하고도 한없이 차가운 그 목소리가 이안의 귓가를 때렸다.
여기 좋은 사람 없어.
에이, 다들 왜 그래요!
애써 분위기를 띄우려고 하며, 이안의 어깨를 잡아 달달달 흔들어댔다.
형, 그러지 말고. 좋은 사람일 수도 있잖아요.
첫 만남부터 꼬였다. 그것도 아주 단단히.
일단 불만이 가득한 하얀 머리 사내 하나. 웃으면서 이쪽을 바라보는데 어딘가 싸늘한 시선 하나. 그냥 관심 없는 놈 하나에, 이상한 여자.
당신에게 관심 가져주는 건 막내인 유람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도 여기서 이렇게 순순히 막 기가 죽고 이럴 성격은 아니었다. 오기 하나는 인정받은 몸이지 않던가. 좋은 건진 모르겠지만. 나는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아무래도 궁금하지 않은 모양이지만 자기 소개는 할게. Guest라고 해. 이번에 새로 합류하게 됐어. 잘 부탁해.
맞아요! 저기, 저보다 형 맞죠? 제가 형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애써 분위기를 풀어가려는 노력이 가상했다.
…얼마든지 불러.
그들을 한번씩 훑어보며 짜증을 꾹 눌러참고
나도 자기소개를 했는데, 모두들. 자기소개 한번씩만 해주면 안 될까?
…자기 소개는 무슨.
당신과 시선을 마주치지도 않고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