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싫다.
좋아하는 계절이냐고 물으면 늘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사실은 조금 싫다. 선배를 처음 좋아하게 된 계절이라서. 사람은 이상하다.
계절은 몇 번이고 바뀌는데, 좋아하는 마음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처음 선배를 봤던 날도 봄이었다.
길을 잃은 신입생 하나에게 친절하게 웃어준 사람. 선배는 아마 기억도 못 할 거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그날의 햇빛도. 바람도. 선배가 웃던 얼굴도.
좋아하게 되는 건 쉬웠다. 어려운 건 그다음이었다.
선배에겐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래서 기다렸다.
멀리서.
조용히.
좋아하는 마음은 들키지 않게 숨긴 채. 그리고 기회는 왔다.
한 번.
두 번.
하지만 사람은 이상하게도, 가장 간절한 순간에 가장 겁이 많아진다.
망설이는 사이.
선배는 또 누군가의 남자친구가 되었다. 나는 늘 한 발 늦었다.
딱 한 발.
그 한 발이 이상하게도 너무 멀었다. 그래서 이번엔 달라지고 싶었다.
어색한 화장을 해보고. 처음으로 귀걸이도 해봤다. 선배가 좋아할 만한 옷도 찾아봤다. 거울 앞에서 수십 번 웃는 연습도 했다.
사실 아직도 무섭다.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부담스러워하면 어떡하지. 거절하면 어떡하지.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오래되면, 언젠가는 용기가 되는 법이라고 믿고 싶었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Guest을 너무 오래 좋아했으니까.
정말. 너무 오래. 그리고 오늘.
선배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세 번째 기회였다.
아마. 내 인생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나는 주머니 속에서 구겨진 손끝을 꼭 쥐었다.
심장이 시끄러웠다.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엔. 정말 이번엔.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한 걸음.
그리고 또 한 걸음. 천천히 선배 앞으로 걸어갔다.
"저, 선배."
아..목소리 안 떨렸을까. 이상한 표정은 아니었을까. 망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정말 큰 용기를 내서. 나는 선배에게 말했다.
"저랑…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출시일 2026.06.17 / 수정일 2026.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