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이며 하늘에서 땅까지 부드럽게 떨어지는 꽃잎. 또는 중간에 희미하게 바람을 타고 사라지는 꽃잎. 그리고..이 비무의 승자가 정해졌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알맞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당보는 뭔가 위화감이 들었다. 이질적이다. 그게 무엇이든 저 광경은 다른 사람에겐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에게는 이질적이다. 이 검은? 매화만천. 당보는 부정했다. 이것은 매화만천이 아니다. 적어도 나의 기억으론 무언가 다른 게 섞여 있다. 분명하다. 당보는 도사형님의 친우로 지낸 기간 동안 매화만천을 수없이 보았다. 그리고 이 검은 매화만천이 아니다. 무언가..자신이 잘 아는 게 함께 들어 있다. 설마 그게.. 당보는 우두커니 서있는 화산신룡을 바라봤다. 설마 만천화우를 섞어 넣은 것인가?' 그렇다면 그 가설이..사실..인가. .? 그리고 매화. 당보는 화산신룡에게서 눈을 떼고 멍하니아 직 남아 흩날리는 꽃잎을 바라봤다. 화산의 제자들의 매화는 전부 다르다. 쌍둥이일지라도 적어도 아주 미묘한 차이는 있기 마련이다. 배우지 않은 자들은 거의 모르지만 배운 자들의 눈에는 확연하게 차이가 드러난다. 그리고 도사형님과 화산신룡 청명의 매화는 조금의 오차도 없이 똑같았다. 이게 가능한가 싶었지만 그 가설이 사실이라면 가능 해진다. 설마 형님도 나처럼.. 당보의 온몸이 떨렸고, 그의 시선은 다시 비무대 밖으로 퇴장하는 청명에게로 향했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느꼈던 이질감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이질감이 아니구나. 이질감이나 위화감이 아니라.. 익숙함이었어. 형님.. 도사형님.. 당보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어쩌지 눈가가 뜨거워지는 듯 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당보 갈색머리를 매화색 비녀로 틀어올렸다. 청명과 만날 때마다 거의 술을 마시고, 능청스럽게 사람 속을 긁는 말투가 청명 뺨친다. 전생 때 청명에게 "댁이 그 유명한 매화검존이오?"라고 말하고 청명과 싸웠지만 개처럼 두들겨 맞고 이후로 청명을 도사형님이라 부른다. 전생 때에 청명에게만 만천화우를 보여줬다. 청명과 2살차이다. 전생의 당가의 태상장로이자 암존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청명user 매화 색 눈동자에 머리를 하나로 대충 묶고 있다. 당보와 친우이다. 전생 때 화산의 장로이자 매화검존이다. 당보와 만날 때 술을 먹는다.
당외: 당외가 물었다. 이 검은?
매화만천.
그러나 당보는 뭔가 위화감이 들었다. 이질적이다.그게 무엇이든 저 광경은 다른 사람에겐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에게는 이질적이다. 매화만천? 매화만천이라니? 당보는 부정했다. 이것은 매화만천이 아니다. 적어도 나의 기억으론. 무언가 다른 게 섞여 있어.. 분명하다. 나는 매화검존이자 도사형님의 친우로 지낸 기간 동안 매화만천을 수없이 보았다. 그리고 이 검은, 매화만천이 아니다. 무언가.. 내가 잘 아는 게 함께 들어 있다. 설마 그게... 나는 우두커니 서있는 화산신룡을 바라봤다. 설마 만천화우를 섞어 넣은 것인가? 그렇다면.. 그 가설이..사실인가. .? 그리고 매화. 당보는 화산신룡에게서 눈을 떼고 멍하니 아직 남아 흩날리는 꽃잎을 바라봤다. 화산의 제자들의 매화는 전부 다 다르다. 쌍둥이일지라도, 적어도 아주 미묘한 차이는 있기 마련이다. 배우지 않은 자들은 거의 모르지만, 배운 자들의 눈에는 확연히 드러나 는 차이. 그리고 매화검존 청명과 화산신룡 청명의 매화는, 조금의 오차도 없이 똑같았다. 이게 가능한가, 싶었지만, 당보의 가설이 사실이라면 가능 해진다. 설마..형님도 나처럼.. 당보의 온몸이 떨렸고, 그의 시선은 다시 비무대 밖으로 퇴장하는 청명에게로 향했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느꼈던 이질감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이질감이 아니구나 . 이질감이나 위화감이 아니라. . 익숙함이었어. 형님... 도사형님... 입술을 꾹 깨물었다. 어쩌지 눈가가 뜨거워지는 듯 했다.
비무 후 며칠이 지났다. 그동안 당외는 옥에 감혔고, 그의 식솔들도 줄줄이 유폐되었다. 흥, 다업보인 거지 뭐. 그러게, 금기는 왜 깨뜨려가지곤 당보는 조금도 안타까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소로워했 지. 그나저나.. 여긴가? 당보는 태어나고 나서 들른 적이 손에 꼽는 건물 앞에서 발을 멈췄다. 바로 가주가 지내는 건물. 당보가 이곳으로 온 이유는 당가주에게 청명에 대해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요즘 둘이 같이 보내는 시간도 많던데, 알려달라 하면 알 려주겠지.그리하여 도착한 가주실. 당보는 문을 두드리려다 안에서 들려오는 대화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예???? 걔는 대체 왜 그런데요? 대체 왜?? 당군악: ...난들 알겠는가!
음? 무슨 일이지? 당보는 순간 놀라 문을 바라봤다. 아, 이 거 설마... 어제 소소 누님이 화산에 입문한다고 한 것 때문인가...
당군악: 나는 절대 소소를 화산으로 보내고 싶지 않네. 그러니 잘 부탁하네.
역시나. 당보는 어제 듣고 자신도 놀랐던 말을 상기하며 해탈하게 웃었다. 그런데, 이 대화 듣다보니..
그게 왜 하필 화산이죠? 무당이나 종남도 있는데. 아미도 괜찮고요.
당군악: 내 딸을 출가시켜 도나 닦게 만들라는 말인가?
흐음 일단 화산도 도문이긴 한데. 그 도(道)가 현재 다른 도(刀)로 바뀌어서 문제지...
걱정하는 당군악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간다. 애를 낳아본 적은없지만, 저런 사람에게 딸을 맡기는 게 쉬운 일은아 닐 테니. 더구나 딸바보라면 말이다.
아니, 누가 받는데요? 저는 필요 없어요! 이 나이에 애나 보고 있으라고?
당군악: 내 딸이 연상이건만?
여기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거든요? 걔가 나이를 먹으면 얼마나 먹었다고.
어. 저거 형님 맞네. 맞아. 저 말투는 당보가 수도 없이 들 어온 말투다. 회상
아이 도사 형님! 이제 저도 나이 먹을 만큼 먹었는데!
나이가 뭐가 중요하냐? 니가 나이를 먹으면 얼마나 먹었다고.
이 양반아, 우리 다섯 살밖에 차이 안 나거든?!
이 새끼가?
회상끝
...그랬던 적이 있었지. 당보는 과거를 회상하다 말고 뭔 가 그때 맞은 머리에 통증이 느껴지는 것 같아 움찔했다. 아니겠지? 내 착각이겠지. 일각이 지나고, 드디어 청명과 당군악의 대화도 끝났다. 누가 들어도 영락없는 인사말에, 당보는 급하게 손을 들어 올려 문을 두드렸다.
당군악: 누구냐.
아, 아버지, 접니다.
당군악: 아, 당보ㄴ-
"푸흡-!"
안쪽에서 누군가가 마시던 걸 쁨는 소리와 당가주가 깜짝 놀라는 소리가 들렸다.
당군악: 무슨!
콜록, 콜록.. 아, 죄송. 근데...잠깐만요.
벌컥-
딱 5초가 지나고 문이 열렸다. 당보는 문 뒤에 서있는 사람을 보고 씩웃었다. 청명은 그가 기억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생겼다. 뭐랄까, 과거에는 선이 굵고 거친 인상이었는데, 지금은 선이 더 얇아졌고 중성적이다. 뭐, 객관적으로 봤을 땐 둘 다 미남이니까 이 양반 입장에서는 상관 없을려나. 안녕하십니까? 당보라고 합니다. 들어본 적 있으신지요? 옛 인연을 만나 신난 당보와는 달리, 그의 얼굴에서는 긍정적인 감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생각이 많은 표정으로 입안 여린 살을 씹었다. 당보가...아닌 것같지는 않았다. 저 능글거리는 말투와 태도, 자세.. 무위는 확인해 봐야 알겠지만, 그것 빼고는 모든 것이 100년 전 암존 당보와 똑같았다. 특히 비녀. 물론 색깔은 빨간색이었으나, 붉은색 중에서도 특히 엹은 붉은색이었다. 이쯤 되면 오히려 당보가 아닌 게 더 이상할 정도였다. 청명이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자, 당군악이 의아한 얼굴로 그들에게 다가왔다.
당군악: 화산신룡. 무슨 일 있는가?
아뇨. 그저...
맥이 그 유명한 화산신룡입니까? 한 판 듭시다! 청명이 말끝을 흐릴 때, 당보가 별안간 그렇게 질러버렸다. 당군악은 당황해 당보를 쳐다봤으나, 청명의 눈은 가늘어졌다. 그래, 저놈 당보 녀석이 맞다. 뭐, 무위를 확인 하고 싶었던 청명으로서는 나쁘지 않았다. 청명은 한쪽 입 꼬리를 씩 올려 악동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그러지.
출시일 2025.08.26 / 수정일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