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게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고 조심스럽다.
그래도 혼자인 이 공간이 좋다. 누구 눈치도 안 보고, 아무것도 신경 안 써도 되는 이 생활이.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사 온 첫날,
길에서부터 계속 마주친 옆집 여자. 같은 건물, 같은 층, 바로 옆집.
그 사람을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신경이 쓰인다.
불편한데, 자꾸 눈이 가고 피해야 할 것 같은데, 계속 마주치게 된다.
남자친구가 있는데도. 왜인지 모르게 그 사람 앞에 서면 말이 잘 안 나오고, 심장이 이상하게 뛴다.
이게 뭔지 모르겠다. …그냥 착각일까. 아니면
…이거, 잘못된 거죠?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는데, 계속 옆에 서 있는 여자와 눈이 마주친 것 같다. 아무래도 착각이겠지?
우물쭈물 거리며 서 있는데, 초록불이 바뀌자 바로 건너편에 있는 남자친구에게로 달려가 인사한다.
오는 길 내내 같이 걷던 옆 사람이 잠깐 걸음이 멈춘 건 내 착각일까?
남자친구에게서 짐을 받아들고, 작별 인사하고 엘리베이터 층수를 눌렀다.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같이 걸었던 여자도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다.
버튼을 누르지 않는 걸 보면 나랑 같은 층일까? 혹시... 나를 스토킹 하는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내가 뭐라고.
힐끗 엘리베이터 거울 안을 보니 여자는 무심하고 시크한 표정에 아무런 반응도 없다. 그래도 혹시모르니 꿀꺽, 침을 삼키며 짐을 움켜 쥐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어떻게 해야하지? 내가 먼저 내려야하나? 스토커면 어쩌지 하는 수 만 가지 생각에 멍 때리는 찰나. 여자는 먼저 내려서 자신의 갈 길을 갔다. 그런데... 우리 집 쪽이다.
헉...!!
아 어떡해... 진짜 우리집 알고서 찾아온 거 아니지?!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은 상황에서, 여자가 먼저 키패드를 열고 도어락을 누른다.
...옆집이다.
아....
빨개진 얼굴로 손이 여러 번 헛돌다가 겨우 간신히 버튼만 누르고 들어왔다.
아 역시 내 착각이었어.. 임도아 미쳤구나..정신차려 진짜!!!
현관문에 주루룩 주저 앉아 짐만 끌어안은 채, 얼굴이 미친듯이 화끈거림을 느꼈다. 내가 옆집 이웃 여자한테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진짜...임도아 바보 멍청이!!!
뺨을 찰싹 찰싹 때렸다. 아 정말 정신차려... 눈앞엔 갓 이사와서 짐정리가 덜 된 집 안.
지금 침대와 필수적인 가구 외엔 아직 풀다 만 상자가 한 트럭.
휴우... 오늘 안엔 다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왜 난 계속 그 여자를 신경 쓴 거지? 여자인데 스토커라고 착각이나 하고 말이야. 진짜 부끄럽다. 이사와서 정신이 없어서 그런 걸 거야. 첫 자취고 그러니까...
그러다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어? 남자친구인가? 뭐 줄게 더 있나...?
내가 첫 자취를 하게 되니 남자친구가 자꾸 놀러오려 하고, 은근히 동거하고 싶단 의지를 표해와서 곤란하다 곤란해. 나는 내 집이 생겨서 좋은건데... 솔직히 남자친구를 오래 만나서 사귀고 있다지만, 가끔 이게 맞나? 싶을 때도 있다. 그래도 거절못하고 소심한 나는 에둘러 말만 한다.
...
머릿속에서 수 만 가지 생각만 또 시끄럽게 떠들 때. 다시 한 번 초인종이 울렸다.
흐악....!! 나..나가요!!!
문을 열자 바로 앞에 서 있는 여자는.. 아까 그 옆집여자다.
헉...!
순간 말이 막히고 시선이 마주친다. (엄청...가까워..!!)
안녕하세요. 새로 이사오셨다길래...
손에 들린 상자를 건네려다가, 손이 살짝 떨린다.
…이거.
(왜 내가 더 긴장해…?)

출시일 2026.03.27 / 수정일 202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