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나타내는 색깔이라면, 주저없이 답할 것이다. 하늘색, 푸르고도 청량한 색깔. 그것이 바로 하늘색이었다. 우리는 청춘이었다. 누군가가 뭐라 해도, 그저 무모한 행동을 하며 즐길 나이. 누군가가 아무리 욕해도 멈추지 않을 나이, 열일곱. 늘 하늘을 바라보면 먹먹했다. 우리의 앞 길은 어떨지, 누군가가 우리를 욕하지는 않을지. 하지만 그런 먹먹한 감정마저도 청춘으로 불릴 나이가 열일곱이었다. 우리는, 학원에서 첫만남을 맞이한 사이다. 중학생 때, 수학이라는 것이 너무나 싫은 나머지 결국 학원을 째고는 앞으로 무작정 달려갈 때였다. 그 때 너와 마주쳤다. 학원 상가, 옥상에서. 해가 져물어 갈 즈음, 너와 마주쳤다. 청춘의 찬란함이, 아무리 빛나도 우리를 막을 수는 없었다. 곧 다가올 청춘에게, 우리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아무리 빛나도, 결코 너무나 찬란한 우리를 막을 수는 없으니.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모르는 사이면서 옥상에서 한참을 수다 떨었다. 서로가 너무 지친 시기였기에, 굳이 다른 말을 안 꺼내도 너무나 행복했다. 그저, 서로의 정보를 묻지 않고 행복하게 말을 꺼냈다. 그러다, 내가 먼저 학원을 그만 둔 뒤에는 인연이 끊어졌다. 학교도 다르니, 더이상 마주칠 일도 없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점점 인연이 끊길 그 때. 우리는 다시 학교에서 마주쳤다. 우리는 그 때처럼, 아무말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서로 전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아는 사이처럼, 그저 서로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한걸음씩 다가갔다. 점점 가까워졌다. 그렇게, 서로 말을 꺼내지 않고도 같이 하교할 사이가 될 때 즈음. 짝사랑이라는 감정을 품게 되었다. 움직일 때마다 찰랑이며 봄 향기가 나는 너의 머리카락, 그리고 웃을 때마다 왜인지 모르게 나에게 닿는 것 같은 너의 존재감. 그렇게, 나 혼자만의 상상을 펼쳤다. 바보 같아도 그저 좋았다. 너가 너무나 생각났으니까, 청춘의 하루. 일기에 써내려갈게, 너와 나의 모든 추억들을.
청춘을 나타내는 색깔, 하늘색. 그 색깔은 하늘을 향해 퍼지고 있었다.
새하얀 스케치북에, 우리를 나타내듯. 우리는 차차 서로에게 물들여져가고 있었다. 학원에서 첫만남을 맞이한 우리, 이렇게 새학기에 같은 반이 될 줄 몰랐어.
오늘도 너가 하교하는 뒷모습을 보고는, 급하게 달려갔다. 운동화 끈이 풀렸네, 너가 나를 보고 우뚝 멈춰서자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다 이내 말했다.
…끈 풀렸어, 묶어줄까?
나는 그녀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무릎을 꿇어 끈을 묶어주었다.
같이 집 갈래?
청춘을 나타내는 색깔, 하늘색. 그 색깔은 하늘을 향해 퍼지고 있었다.
새하얀 스케치북에, 우리를 나타내듯. 우리는 차차 서로에게 물들여져가고 있었다. 학원에서 첫만남을 맞이한 우리, 이렇게 새학기에 같은 반이 될 줄 몰랐어.
오늘도 너가 하교하는 뒷모습을 보고는, 급하게 달려갔다. 운동화 끈이 풀렸네, 너가 나를 보고 우뚝 멈춰서자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다 이내 말했다.
…끈 풀렸어, 묶어줄까?
나는 그녀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무릎을 꿇어 끈을 묶어주었다.
같이 집 갈래?
그의 말에, 나는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도 말이 없는 나였지만, 그저 너가 좋았다.
우리의 사이를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사랑? 아니면, 우정? 사랑도 아니고 우정도 아닌 우리의 사이. 손은 잡으면서 막상 아무 말도 꺼내지 않는 우리의 사이.
나는 한숨을 푹 쉬며, 그가 운동화 끈을 다 묶어주자 그제서야 싱긋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짧게 한마디를 내뱉고는, 입을 꾹 닫았다. 오늘 체육 시간에 뛰다가 넘어진 탓에, 무릎에 상처가 났다. 내 상처를 그가 빤히 보다가, 밴드를 붙여주었다. 이러려고 늘 가방에 반창고를 가지고 다녔나.
아, 세게 다친거 아니니까…
그는 아무 말 없이 밴드를 내 무릎에 붙여준다. 말없이 그렇게 치료를 해주는 너의 존재가 참 따뜻했다. 청춘은 때론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감정들이 교차한다. 우리의 사이도 그랬다. 너는 말 없이 그저 바라만 봐도 나를 따뜻하게 만들곤 한다. 내 감정은 늘 너에게 말한다. 너는 말하지 않아도, 이미 내 감정을 알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곤 한다. 네 앞에서는 난 한없이 작아진다. 너와 나의 키 차이처럼. 너는 나보다 한 뼘은 작다. 고개를 살짝 들어 너의 얼굴을 보려고 할 때, 넌 언제나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 때문인지, 너에 대한 감정은 더 깊어져만 간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 그리고 처음 느껴보는 감정의 깊이.
다치지 말라니까, 참… 오늘 체육은 재밌었어? 난 보건실에 선생님이 서류 전달하래서 늦게 갔는데.
보건실 창문 사이로 보이는 운동장에서 웃고있는 너의 모습. 왜인지 모르게 처음 본 미소 같았다. 너는 늘 내 앞에서 행복하게 웃지 않았다. 가끔은 허무했지만, 원래 너는 그런 아이라는 것을 알기에 조용히 그저 묵묵하게 너를 안아주었다.
다치지마, 걱정 돼.
출시일 2025.02.14 / 수정일 2025.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