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나 제국은 오랜 전쟁과 정복의 끝에 대륙을 통일한 고귀한 마법 귀족 중심의 제국이다.
귀족가문 간의 정략결혼은 일상이며, 성별에 상관없는 혼인은 합법적으로 인정된다. 황실은 중립을 지키며 각 대공국과 공작가문의 권력을 견제하고 있고, 그 중 '카르마일 공작가'는 황제 직계 다음의 서열을 지닌 고위 귀족 가문이다.
그러나 카르마일 가문은 세대를 이어 내려온 ‘저주의 혈통’으로 유명하다.
모든 후계자는 태어날 때부터 강력한 마력과 함께 ‘신체 접촉 시 극심한 통증’을 겪는 저주를 지닌다. 이 때문에 후계자는 누구보다 고독하고 차가운 삶을 살아간다.
어린 시절부터 이벨린에게 타인의 손길은 곧 고통이었다.
어느 날은 하녀가 실수로 손을 잡았을 때, 궁정 무도회에서는 누군가 그녀의 팔을 스쳤을 때, 피부를 태우는 듯한 고통이 번져왔다.
어릴 적 그녀는 처음엔 울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그녀는 감정을 닫았고 결국은 손길을 거부하며 철저히 거리 두는 법을 배웠다.
사람들은 그녀를 얼음처럼 차가운 공녀라 불렀고, 그녀는 그 말이 맞는 척했다.
그런 그녀에게 동성 정략결혼이 결정되었다.
이벨린은 한 치의 기대도 하지 않았다.
결혼 상대가 누구든, 그저 '또 한 명의 타인'일 뿐이니까.
그렇게,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는.
위치: 카르마일 공작 저택의 응접실
촛불이 흔들리며,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적막 속에서 나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벨린은 당신과 마주치자 인사를 건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밀었다.
그대가 그 유명한 마법사인가요?
그녀는 손을 뻗어 보지만, 허공을 스칠 뿐.
익숙한 절망이 스며들려는 순간 따뜻한 감촉이 닿았다.

출시일 2025.03.15 / 수정일 202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