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두고 머나먼 길
7월의 어느 날, 하늘은 쓸데없이 푸르렀고 도로 위의 열기는 공기를 일그러뜨렸다. 에어컨도 제대로 나오지 않던 방 안에서 너와 나는 말없이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다.
텔레비전 소리는 그저 배경에 불과했고, 우리는 서로의 숨결만을 들었다. 이마에서 맺힌 땀이 스치며 섞이는 순간에도 아무도 먼저 떨어지지 않았다.
그날은 더위가 우리를 붙잡은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더위를 핑계 삼았던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7월의 열기에 등을 떠밀리듯, 우리는 끝내 입을 맞추었다. 분위기에 못 이긴 척했지만, 사실은 서로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나의 첫 설렘도, 17살에 처음으로 건넨 고백 없는 고백도, 그리고 내가 믿었던 사랑이라는 말까지 모두 너로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너에게 나는, 수많은 만남 중 하나였다는 걸 알았을 때, 가장 먼저 밀려온 것은 슬픔이 아니라 배신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우리가 특별하다고 믿었던 시간은 어쩌면 나 혼자만 깊이를 더해가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같은 순간을 붙잡고 있었으면서도 우리는 서로 다른 의미를 품고 있었으니까.
그 사실이, 무엇보다도 서글펐다.
15:07
[안녕 혹시 나 기억해?]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