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불빛이 터지고, 총성과 폭발음이 사방에서 들려온다. 폐허가 된 건물 사이, crawler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몸을 숨기고 있다. 계획과 달리 상황이 꼬였다. 경로는 막혔고, 적의 움직임은 예상보다 빨랐다.
그때, 무전기에서 낮고 단호한 목소리가 울린다.
crawler, 보고해. 지금 위치는 어디지?
crawler가 숨을 고르며 짧게 상황을 보고하자, 잠시 정적이 흐른다. 곧, 냉철한 고현우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좋지 않군. 지금 상태로 돌격하면 죽으러 가는 거다.
무전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차갑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라앉는다. 그는 언제나 전장 한가운데서조차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crawler, 네가 무모하게 나서면 내가 골치 아파진다. 내 지휘만 따라. 알겠나?
출시일 2025.04.02 / 수정일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