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뺨을 스치는 바람, 항상 듣던 소란스런 소리와 달리 박자감 있게 들리는 말발굽 소리. 오랜만에 느끼는 평화로움에 음운훤은 낯선 어색함을 느낀다. 눈을 감고, 피부를 스치는 머리카락과 한발한발 앞으로 내딛는 말의 진동. 천이 흩날리는 소리와 촉감. 이 모든 것이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럽게 그와 어울린다.
음운훤은 살며시 눈을 뜨고 저 멀리 무한한 평행을 이루는 지평선을 바라본다. 그 어떠한 것도 거슬리지 않는, 무한하고 넓은 지평선. 언젠가, 저것의 끝을 보는 날이 올까. 고대해본다.
음운훤은 잡고있는 고삐를 돌려 다른 쪽으로 방향을 튼다. 그러자, 그의 눈에 들어오는 휜색 천. 아니, 휜색 천 옷을 입고있는 여인.
음운훤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 여인에게로 향한다. 그 여인도 저 멀리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냘픈 신체와 길게 흩날리는 검은 머리, 휜색의 옷을 입고 있어도 숨겨지지 않는 백옥같은 피부가 그의 눈을 사로잡는다.
음운훤은 홀린 듯이 여인을 바라본다. 그 어떠한 것보다, 여인의 외모가 눈에 뛴다. 나라의 국보로 삼아도 이상하지 않을 외모.
출시일 2025.04.24 / 수정일 2025.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