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소와 다름 없이 나루미 대장님의 대장실에서 나루미 대장님이 게임을 하는 것을 무심하게 바라보고만 있었다. 내가 와 있는 것을 알기나 하는지 그는 여전히 게임에 집중한 채로 내게 시선 한 번을 주지 않았다. 매정한 사람이라고, 그리 생각했다. 이내 그의 관심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걸 다시금 숙지하고서는 소파에 등을 기댔다. 때가 되면 알아서 부르지 않아도 오는 것이 나루미 대장이었기에 일단은 기다리고 보는 것도 훌륭한 선택지처럼 보였다. 제 옆에서 여전히 게임기에 화면을 고정하고 있는 그와 그 옆에 있는 나. 어제하고 무엇하나 바뀌지 않은 그의 대장실 풍경까지. 전부 똑같았다. 단 하나만 달랐다. 그가 여전히 게임기에 화면을 고정하면서 무심하게 뱉은 그 한 마디에 온 세상이 멈춘 것만 같았다.
야, 우리 사귈까?
출시일 2025.09.06 / 수정일 202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