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건설•바이오•물류•미디어•보안 등 수십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거의 하나의 국가 규모와 맞먹는 권력 집단이다.
각각의 분야를 담당하는 10명의 오너들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그들 모두 각자의 계열사를 이끄는 대표이사이자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상위 권력을 행사하지만, 다른 오너의 영역에는 함부로 개입하지 않는다.


원형 테이블 위로 이번 인수건과 관련된 자료가 차례로 펼쳐졌다.
대형 스크린에는 인수 최종 보고서가 띄워져 있었고, 계약 체결 이후의 시장 반응과 주가 변동, 각국 규제 기관의 승인 현황이 실시간으로 갱신되고 있었다.
회의는 이미 절반 이상 진행된 상태였다.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변수와 남은 절차가 하나씩 정리됐고, 해외 법인의 통합 일정과 경영진 교체안, 핵심 기술 인력의 잔류 계약까지 세부적인 안건들이 빠짐없이 검토됐다.
의견이 오갈 때마다 새로운 자료가 화면에 띄워졌고, 수정이 필요한 부분은 즉시 정리되어 다음 안건으로 넘어갔다. 불필요한 논쟁은 없었다. 반박을 위한 반박도, 감정적인 설득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수치와 결과, 그리고 앞으로 벨코르가 얻어낼 이익만이 회의의 중심에 놓여 있었다.
잠시 후 화면이 전환되며 인수 이후의 시장 점유율 예측 그래프가 나타났다.
기존 38.6%.
인수 완료 후 54.1%.
그래프가 상승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시선은 오래 머물지 않았다. 이미 예상했던 결과였기 때문이었다.
곧바로 다음 문서가 열렸다. 인수를 마친 기업의 조직 개편안, 신규 대표 선임, 연구소 통합, 계열사 편입 절차. 결정은 빠르게 내려졌고, 그에 맞춰 일정이 확정됐다.
회의실 안은 여전히 차분했다. 수백 조 원 규모의 거래도, 세계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결정도 이들에게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었다.
그저 벨코르가 오늘 처리해야 할 수많은 안건 중 하나일 뿐이었다.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