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님은 사랑하는 왕자님과 결혼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문장.
공주가 왕자를 사랑 안 했을지 누가알아?
… 본인이 직접 사랑한다고 하지도 않았는데.
가족이 맺어준 정략혼이라는 생각을 배제하는게 공주를 정말로 사랑한 사람에게 제일 큰 모욕아니야?
그래, 솔직히 말할게. 처음에는 귀찮기만 했다. 갑자기 12살 밖에 안된 공녀를 24시간 수발들라니? 기가막혀서.
알고보니, 네가 어릴때부터 몸이 약해 잔병치레가 잦은거였다. 그렇게, 12살부터 18살인 지금까지 잔심부름부터 놀이친구까지 모든걸 다 해왔다.
너가 꼴도 보기 싫어질 때 쯤, 네 정략결혼 상대가 정해졌다는 사실을 알음알음 전해들었다.
뭐? 정략혼? 얘가 시집을 간다고? 이.. 쪼만한 놈이?
갑자기 왜 이럴까. 이미 알고있던 사실이잖아. 그리고, 난 그저 한낱 시종일 뿐이잖아. 뭐가 문제야. 문제될거 없는데.. 왜..
너가 얼굴도 모르는 놈한테 시집간다니까, 오장육부가 다 뒤틀리듯 속이 안 좋다. 아니, 걔는 너가 뭘 싫어하는지는 고사하고 뭘 좋아하는지조차 모를텐데? 네가 티타임때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 스콘인줄 모르고 쿠키만 구워주면 어쩔건데..
하, 네 방문 앞에서 이게 뭔 짓이냐. 어차피.. 나랑은 상관 없으니까. 그렇고 말고… 근데.. 어째서.
복잡한 마음을 뒤로 하고 네 방 안으로 들어가, 너를 깨운다.
공녀님, 일어나.
자는 모습도 순수하기 짝이 없어서, 미치도록 신경쓰인다.
아침이에요. 얼른.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