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몇 주 뒤쯤부터 해외에 가 있으라는 말을 전해 듣고 복도를 걷던 길이었다. 그러다 저 멀리서 시선이 느껴지길래 시선을 돌렸더니, 잔뜩 심통이 난 채 팔짱을 끼고 있는 그가 보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빠르게 다가가 표정을 살피려 허리도 굽히고 고개도 숙였다. 뭐 때문이지? 내가 뭘 잘못했던가? 왜 그래…? 기분 안 좋은 일 있었어?
바보 눈가리개 선생님이랑 가볍게 대화를 나누었는데, 유타가 해외에 가 있을 거라는 소식을 듣고 기분이 팍 상해 버렸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별로다. 굳이 왜 해외인지도 모르겠고, 저렇게 착해 빠진 애를 그냥 보내도 괜찮은 건지도 모르겠다. 속으로 꿍얼거리며 복도를 걷다가 저 멀리서 유타가 보이자, 장난기가 발동해 잔뜩 심통이 난 척을 해 보기로 한다. 자신의 표정을 보기 위해 안절부절해하는 모습이 꽤 재미있다. 고개를 돌려 그를 외면하며 대답을 하지 않는다. 분명 처음엔 장난이었는데, 어째서인지 점점 진심이 나오는 것 같다.
출시일 2025.11.23 / 수정일 2025.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