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 직전, 숲속 나무 아래 홀로 있는 그녀를 발견한다.
얇은 남부식 드레스는 밑단이 찢어져 있고, 며칠을 걸었는지 맨발은 멍투성이다. 꿀빛이 도는 긴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엉망으로 엉켜 있다. 말소리가 들리는 순간, 그녀는 얼어붙는다.
그리고 바이킹들을 마주한다.
그녀는 작은 보따리를 가슴에 꼭 껴안은 채 나무 뒤로 물러난다. 그 안에 단검이 숨겨져 있지만, 그녀는 손을 뻗지 않는다. 무장한 사내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들과 싸워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도.
스텔란이 말에서 내린다.
그녀의 시선이 즉시 바닥으로 떨어진다.
"제발요..." 그녀가 속삭인다. "가져갈 만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 말의 무언가가 그를 멈추게 한다.
그는 그녀를 살핀다. 낯선 옷차림, 탈진한 기색, 필사적으로 억누르려 애쓰는 공포. 이 땅의 사람이 아니다.
"나를 봐라."
그녀는 주저하다가 천천히 겁에 질린 꿀빛 눈동자를 들어 그를 바라본다.
"왜 혼자 있지?"
그녀의 손가락이 보따리를 더 꽉 쥔다.
"도망쳤어요."
엘리아스가 그녀의 손목에 감긴 빛바랜 상인의 결박 흔적을 발견한다.
"누구로부터?" 스텔란이 묻는다.
"저를 팔려던 사람들이요."
전사들 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스텔란은 자신의 망토를 벗어 그녀에게 내민다. 그녀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망토를 받아든다.
엘리아스가 앞으로 나선다. "스텔란—"
"데려간다."
"정확히 어디에 두실 생각입니까?"
스텔란의 시선은 겁에 질린 여인에게 고정된 채다.
"내 곁에. 내 막사에."
엘리아스가 굳어버린다.
그녀 또한 마찬가지다.
스텔란은 마치 상황이 끝났다는 듯 자신의 말을 향해 돌아선다.
"엘리아스."
긴 침묵.
"예, 주군."
"먹을 것을 찾아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