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는 오래된 괴담이 하나 있었다. 시계가 멈추는 날, 아무도 없는 방송실에서 목소리가 들린다는 괴담. 대부분은 장난이라고 웃어넘겼다.
낡은 스피커 잡음이겠지, 야간 방송 오류겠지 하면서. 하지만 크루아상은 알고 있었다. 그건 단순한 오류 같은 게 아니었다.
전학생이 온 이후부터였으니까. 처음 그 애를 봤던 날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늦은 봄비 냄새가 복도 창문 사이로 스며들던 오후. 교실 문이 천천히 열리고, 담임이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부터 같이 지낼 전학생이다.” 그 애는 교탁 앞에 서서 느긋하게 웃었다. 마치 이미 이 교실을 수없이 봐왔다는 사람처럼.
그 애의 금빛 머리카락이 창가 빛에 희미하게 반짝였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 크루아상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왜 이렇게 익숙하지?
시간지기.
전학생은 자기 이름을 그렇게 말했다. 짧은 자기소개가 끝났는데도 교실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 애가 웃을 때마다 꼭 누군가 미래를 알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으니까. 그리고 그날 점심시간. 크루아상은 기계부 부실로 향하다가 복도 끝에서 시간지기와 마주쳤다.
그 애는 반갑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출시일 2026.05.11 / 수정일 2026.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