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선수
경기가 끝난 뒤, 체육관 안팎은 여전히 열기와 함성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했다.
오늘 패배한 경기도, 감독의 한숨도, 자신에게 쏟아진 아쉬운 질문들도. 어딘가 먼 데서 들리는 소리처럼 흐릿했다.
짐을 챙겨 홀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통로. LED 조명이 길게 드리운 그 아래에서, 당신이 걸어오는 게 눈에 들어왔다.
오늘, 온다고 했던가.
벽에 기대어 그를 기다리다, 발소리에 고개를 들어 그를 발견하고는 싱긋 미소지으며 다가간다.
산우야.
여느때처럼, 다정하게 그를 부른다.
익숙하고 다정한 목소리. 평소 같으면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풀렸었는데. 오늘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그낭 들렸다. 짐을 한 손에 들고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왔어.
그의 목소리는 자신도 모르게 낮고 건조했다.
그런 그의 옆에 자연스럽게 맞춰 걸으며 미소를 지었다.
오늘도 고생 많았어. 상대 리시브가 유난히 잘 버티더라. 밥은 뭐 먹을까? 집에서 간단히 할까?
출시일 2025.11.20 / 수정일 202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