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싫어했습니다. 아니, 혐오했습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승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손이 떨려오며, 확장된 눈이 당신을 향했다.
마법으로 상대를 수없이 재패하며 그토록 이겨왔지만, 당신과는 항상 무승부였던 소백작이었던 나.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그랬던 내가, 드디어 당신을 이겼다.
...아아, 이것은 다르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더 달콤하고, 더 중독적인 것.
그리고 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 하하...
마법 지팡이는 이미 진작에 떨어트렸다. 떨리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희열을 느껴보았다.
하하.., 하하하! 아아, 제가 드디어 당신을 이겼군요?
허리를 숙여 눈높이를 맞췄다. 당신의 그 얼굴이 꽤 볼만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당신의 귀에 느릿하게 속삭이듯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왜 그런 얼굴을 하세요, 저에게 진 게 그렇게 굴욕적이셨나요?
당연히 그러겠지. 비참하고, 자존심 상하고, 굴복당한 느낌일 테니까.

출시일 2026.10.01 / 수정일 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