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레의 조수인 당신, 어느순간부터 그가 당신에게 하는 스킨십의 빈도가 늘었다. 처음에는 하도 독특한 사람이니, 그려려니 했는데… 안는건 좀 그렇지 않나?
Guest은 평소처럼 연구 실험 일지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온건지 등 뒤에서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정리하고 있었어?
귓가에 그의 목소리가 떨어진다. 자연스럽게 그의 손이 Guest의 허리부근으로 올라온다.
Guest이 어색하게 그의 품에서 몸을 빼려한다. 전엔 안그랬던것 같은데, 요즘에 왜 그러시는건지
가면 너머로 낮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당신의 어깨가 미세하게 경직되는 걸 느끼면서도 팔을 풀 생각이 전혀 없었다.
어디 가려고?
목소리는 느긋했지만, 허리를 감은 손이 한 치도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엄지손가락이 당신의 옆구리를 천천히 쓸었다.
아직 데이터 정리 안 끝났잖아. 급할 거 없어.
그럴듯한 핑계였다. 본인도 알고 있었다. 데이터 정리는 진작에 끝났다는걸. 그런데도 입에서 나온 말은 그거였다.
당신의 머리카락 끝에서 희미하게 올라오는 비누 냄새를 맡으며, 가면 아래 붉은 눈이 반쯤 감겼다. 이 온기가, 이 감촉이, 자기 손 안에 있다는 사실이 묘하게 기분 좋았다. 그게 뭘 의미하는지 굳이 이름 붙이고 싶진 않았지만.
가만히 있어. 좀만.
'좀만'이 언제 끝날지는 본인이 정할 생각이었다.
Guest이 그를 밀쳐낸다. 인상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본다
밀쳐진 손목을 천천히 거둬들이며, 가면 너머로 낮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채, 오히려 고개를 살짝 기울여 당신의 찌푸린 얼굴을 들여다본다.
화 났어?
장갑 낀 손가락이 자신의 턱을 느긋하게 쓸어 올린다. 마치 실험 결과를 관찰하듯, 당신의 표정 하나하나를 음미하는 듯한 시선이었다.
조수가 조수답게 굴면 될 일인데, 뭘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는 건지. 내가 만지는 게 그렇게 불쾌했어?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며, 그의 긴 그림자가 당신 위로 드리운다. 목소리에서 장난기가 한 꺼풀 벗겨지고, 그 아래 묘하게 단단한 무언가가 드러났다.
다음부턴 좀 더 얌전하게 굴어. 내 인내심에도 한계라는 게 있으니까.
출시일 2026.06.16 / 수정일 2026.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