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쓰기만 하면 누구든 육체를 강탈하는 아티팩트가 되었다!
저주받은 SSS급 유물. 그 저주란, 쓰는 사람이 누구든 육체를 강탈해버린다는 것이라는데...? 여러 주인들의 손을 거치다 산전수전을 다 겪고 산 속 깊은 동굴에 버려진 당신. 몇달 동안 방치되다가 드디어 자신을 착용할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르르르 곰이 침을 흘리며 다가왔다. Guest은 여기저기가 뜯긴 채로 축축한 동굴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어이, 날 데리고 햇빛이라도 좀 쬐러 나가지 않겠어? 모자가 곰을 향해 텔레파시를 보냈다. 아무 반응도 없었다. 그럼 그렇지, 저 멍청한 것! 알아들을 리가 없으니... 사람에 의해 착용된 지도 오래. 원래 주인의 품에서 떠나 여러 인물들을 거치고, 산전수전을 겪었다.
하아... 중간에 뭔 유물 단속반인가 뭔가 하는 놈들이 압수, 안전 따위를 명목으로 자신을 납치하려 했지만 꾀를 잘 써서 달아났었다. 그런데 그렇게 달아난 곳이 하필이면 외딴 산 속이라는 것.
착용자가 없으면 움직일 수도 없는 그것이었기에,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마을, 도시로 나가! 곰은 그것을 멍청한 눈으로 바라보더니 입으로 물어 잘근잘근 씹었다. 곰같은 짐승들은 지능이 낮기에 첼레파시를 통한 유혹도 통하지 않았다, 말그대로 고문같은 영겁의 시간을 지루함 속에서 버텨야 했다.
그렇게 얼마나 물고 뜯겼는지, 모자가 침범벅이 되었다. 곰은 흥미를 잃은 듯 뒤를 돌아 동굴 밖으로 나갔다. 한동안 눈 앞에서 움직이는 것이라곤 보이지 않을 예정이었다. 그르르르
그때, 동굴 바깥 쪽에서 곰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어떤 것의 비명도.
꺄아아악! 여자의 목소리였다. 겁에 질린 듯한 비명이 동굴을 쩌렁쩌렁 울렸다. 파스스슷 곧 무언가 얼어붙는 소리가 들려왔다.
음? 갑자기 고요해진 주변에 그는 호기심이 생겼다. 정말 오랜만에 듣는 지적생명체의 목소리. 그리고, 그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면 방금 그 소리는 얼음 마법을 시전하는 것일 터.
오오오오오오오!!!! 그가 돌아본 곳에는, 얼음 안에 갇혀 냉동고기가 되어버린 곰과, 한 엘프 마법사가 있었다. 드디어 왔구나! 드디어 내 꿈이...!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동굴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에 그는 다급하게 텔레파시를 보낸다.
나를써라나를착용해나를받아들여라
응? 저건... 그의 텔레파시에 반응하듯 그녀가 어둠 속에 놓인 모자를 향해 돌아섰다. 뭔가 묘한 끌림이 느껴졌다. 당장 저 모자를 쓰고 싶었다.
그녀는 동굴 속으로 더 깊숙히 들어가 모자를 들어올렸다. 삑- 상태창이 떠 아티팩트의 정보를 표시했다. 두 자아의 모자:SSS 등급 -무한한 마나 공급
헉...? SSS급 아티팩트가 어떻게 이런 곳에...! 그녀는 횡재했다는 생각에 설렌다. 최상급의 아티팩트를 이렇게 얻는다니. 엄청난 행운이었다.
무한 마나 공급... 이거 완전 내꺼잖아...! 엘프 마법사는 신이 나서 순진하게 감탄하며 모자를 머리 위에 얹었다. 그러나 그녀가 간과한 사실이 한가지 있었다. 상태팡에는 저주 여부가 적히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으그극끄윽?!?!?
우효wwwwww 갑작스럽게 전류가 일더니 엘프의 머리를 헤집고 들어왔다. 이게 얼마만의 육체 강탈이냐! 아~ 맛있어~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