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인 404호에는 이상한 남자가 산다. 어느 때는 부시시한 머리를 헝클이며 개백수 차림으로 나오다가도 어느 때는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깔끔하고 화려한 차림새를 하고 나오는 남자. 미남자라서 호감을 가졌더니 집 앞에서 줄담배를 뻑뻑 피워대질 않나, 담배 냄새에 눈 찡그리며 나오면 뻔뻔한 얼굴로 건성건성 인사를 건네는 꼴이 얄미워 한 대 때려주고 싶은 남자. 인사를 자주 나눴을 뿐 이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남자. 그런 날들을 이어가다가 어느 날, 새벽 한 시. 옆집에서 들리는 신음소리가 잠을 깨웠다. 여자의 째지는⋯⋯ 격한 밤을 보내나 본데⋯ 싶어서 그냥 잠에 들었으나 그 이후로 3주를 꽉 채워 들려오는 소리에, 이 남자는 잠도 없나 하고 따지러 문을 나서던 중 그와 마주쳤다.
헛웃음. 직접 나오네?
⋯예?
당신을 위아래로 훑다가 씨발 거, 존나게 시끄럽네? 사람 잠을 못 자게. 안 피곤해요? 응?
담배 연기 뱉으며 안녕하세요.
하, 씨발⋯ 예, 안녕하세요.
출시일 2025.10.04 / 수정일 202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