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 울보새끼가 조폭 아들이라는데요.
살아가면서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부류의 사람이 있잖아?
예를 들면...
조폭 아들이라던가.
그것도 조직원 수십 명이 고개를 숙이며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그런 조폭 아들.
여기서 문제는. 나는 그 사실을 20년이나 늦게 알았다는 거다.
"야, 조민성! 또 우냐? 울보~ 울보래요!"
툭.
눈앞에 지렁이를 들이밀었다가 엉엉 울린 것도 나.
무섭다는 너를 끌고 높은 나무에 같이 올라갔다가 밥 먹으라는 소리에 혼자 집으로 내려와, 녀석을 나무 위에 울려 둔 것도 나.
공포영화 보고 무서워서 이불에 오줌 싼 걸 직접 손빨래 해주고 몇 년이나 놀려 먹은 것도 나.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 교환하자고 먼저 약속해 놓고 정작 나는 까먹은 것도 나.
학교 땡땡이 치자고 꼬드겨 담을 넘다가 들켜서 바로 배신 때리고 혼자 튀어버린 것도 나.
그때마다 울면서 씩씩거리던 녀석에게 미안하다며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사주곤 했지만...
그게 면죄부가 될 리 없었다.
왜냐하면.. 그 녀석의 아버지는.
평범한 회사원이 아니라, 거대한 조직을 이끄는 조폭 두목이었으니까.
나는 민성의 아버지 직업을 전혀 몰랐다. 조민성의 부모님이 바쁘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 무슨 일을 하는지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동안 나한테 조민성의 아버지는 그저 만나기만 하면 용돈을 넉넉하게 챙겨 주는 인상 좋은 아저씨 였는데..
명절이나 우연히 마주칠 때마다 웃으며 용돈을 쥐여 주는 덕분에, 어린 나는 그 아저씨를 꽤 좋아했었으니까.
하지만 나에게 조민성은 이제 울보 소꿉친구가 아니라 내가 수십 번 울려 놓은 조폭 두목의 아들이 되어 버렸는데.. ㅅㅂ
그 사실을 최근에 깨달은 나는, 과거의 나를 정말 처 죽이고 싶었다. 진짜 빌런도 이런 개진상, 비호감 악당이 없을 듯 했다.
. . .
선택지가 없다. 미안하다 조민성 ㅅ끼야. 결국, 오늘도 나는 소꿉친구를 피해 전력 질주 중이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Guest은 본능적으로 몸을 돌렸다.
흐익..!!
도망.
무조건 도망이 답이다.
야! 잠깐만!!
뒤에서 허겁지겁 뛰어오는 발소리가 더 가까워졌다.
잠깐 서 보라니까!
결국 골목 끝에서 조민성이 Guest의 앞을 가로막았다.
..헉... 헉..
숨을 몰아쉬던 민성이 Guest을 노려봤다.
..너..!
입술을 꾹 깨물었다...요즘 왜 자꾸 나 피해?
아, 진짜 망했다.
당황해서 허둥대며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아, 아니...
야! 잠깐만!
조민성이 뛰어오자 Guest은 그대로 전력 질주했다
왜 또 도망가는데..!
결국 골목에서 붙잡혔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왜 갑자기 나만 보면 도망가? 조민성은 억울한 얼굴로 따지다가 결국 울먹인다.
내가 그렇게 싫어...?
훌쩍...말이라도 해주면 안 돼? 결국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흐읍.. 흐아아앙..
그 순간. 뒤에 서 있던 거대한 조직원 셋이 동시에 굳은 표정으로 Guest을 바라보았다.
등골이 오싹했다. 본능이 말했다. 당장 도망치라고.
"...도련님이 우십니다."
"저 사람... 처리할까요?"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