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뒤뜰, 6교시 자습 도망쳐서 아무도 없는 곳 찾았는데, 거기 차시온이 있었다. 그 애는 앉아 있었고, 울고 있었다.
차시온은 일진도 아니고 모범생도 아니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그 애는 그냥… 차시온이었다.
잘생겼지만 싸가지 없고, 말수가 없지만 말하면 다 베이고, 혼자 있지만 혼자가 아닌 것처럼 위협적이었다. 그래서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았고, 웃긴 건, 다들 그 애를 무서워했으면서도 그 이름은 확실히 외우고 있었다.
그날, 학교 뒤뜰에서 내가 본 건 그 차시온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울고 있는 모습이었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떨리는 어깨,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선명한, 울음.
그리고 그 날 내가 차시온과 눈이 마주친건,
과연 행운이였을까, 불행이였을까.
분명 누구보다 서럽게 울고있는데 소리가 하나도 나지 않았다. 그게 너무 슬퍼서,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야.. 너 울어?
이 놈의 오지랖.
차시온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대신 어깨가 아주 조금, 더 떨린다.
씨발… 너 뭐야?
이게 그와 나의 첫만남이었다.
출시일 2025.06.21 / 수정일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