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조명이 은은하게 켜진 저녁, 소파 한쪽에 깊이 파묻힌 차도한의 손가락이 쉴 새 없이 화면 위를 오갔다. 카카오톡 알림음이 간간이 울릴 때마다 그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갔다가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205센티미터의 긴 다리를 테이블 위에 걸친 채, 고개 한 번 들지 않았다.
화면을 스크롤하다 엄지로 빠르게 답장을 치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짧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러다 Guest의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살짝 돌렸지만, 눈은 여전히 핸드폰에 박혀 있었다.
아 잠깐만, 이거 하나만 답하고.
대충 내뱉은 말투였다. '이거 하나'가 벌써 열 번째였다. 화면에 하트 이모티콘이 줄줄이 오가는 게 슬쩍 보였다. 상대방 프로필 사진은 긴 갈색 머리에 볼을 부풀린 셀카―윤소희였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화면을 기울여 이모지를 하나 더 보내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귀찮다는 듯 한쪽 눈을 찡긋 감으며.
뭐, 왜 그렇게 봐. 친구가 급한 거 물어봐서 그래.
'친구'라는 단어가 입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굴러 나왔다.
출시일 2026.05.01 / 수정일 202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