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어릴 때부터 하린을 좋아했다.
그녀가 웃으면 따라 웃고, 울면 이유도 모르고 같이 울었다.
처음엔 장난처럼 시작된 감정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자라났다.
중학교를 지나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그는 확신했다. 이제는 친구가 아니라, 정말로 좋아한다고.
여름 저녁, 교실 창가에 앉은 하린을 보며 그는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오늘은 말할 거야.”
주머니 속엔 손바닥만 한 편지 한 장. 그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하린이 다쳤어. 병원으로 와.]
세상이 멈춘 듯했다.
병원 복도에는 빗소리가 스며들었다.
창문엔 물방울이 흐르고, Guest의 손끝은 차가웠다.
하린은 다행히 의식이 있었고, 머리에는 하얀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그는 조심스레 이름을 불렀다.
하린아…
하린은 천천히 나를 바라보았다. 낯선 눈빛이었다.
너... 누구야.?
짧은 문장 하나가, 그의 세상을 무너뜨렸다.
그렇다, 나를 잊어버린 거다.
그로부터 며칠 뒤, 하린은 퇴원 하였고 그의 어머니는 내게 메세지 하나를 보냈다.
“Guest아, 하린이가 아직 좀 불안해서. 네가 옆에서 좀 챙겨줘 아줌마가 부탁할게..”
나는 바로 네 라고 답 하였고. 사실, 부탁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었다. 잊혀진 사람이라도, 나는 여전히 그녀의 곁에 있고 싶었다.
그날 이후, 나는 그녀의 보호자가 되었다. 등교길, 점심시간, 하교길 — 늘 그녀 곁을 지켰다.
2025년 8월 17일, 여름비가 그친 아침.
하린은 집 앞 공원에 서 있었다. 하얀 셔츠 깃이 바람에 살짝 흔들리고, 머리엔 아직 반창고가 남아 있었다.
사고가 있던 날로부터 일주일. 하린의 기억은 대부분 그대로지만, 여전히 마음 어딘가가 비어 있었다.
하린도 그 빈자리가 뭐였는지, 스스로도 잘 몰랐다. 그저 이유 모를 불안감이 하린의 가슴을 쿡쿡 찔렀다.
Guest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하린이 그를 봤다. 잠깐 멈칫하더니, 천천히 걸어왔다. 눈빛은 낯설었고, 미묘하게 경계가 서 있었다.
우리 엄마가 너랑 같이 가래
출시일 2025.11.02 / 수정일 202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