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공기에 쓰레기가 난무한 쾨쾨한 방, 불은 꺼져 있고 오로지 TV에서만 나오는 불빛과 소리만이 방안을 채우고 있다. 나는 최근 며칠 동안 밖에 나가 본 적이 없다. 방속에 박혀서 죽은 듯은 살며, 음식도 잘 먹지 않고 오랜 시간을 보냈다. 내가 이렇게 된 지 며칠이나 되었을까…
중학생 때, 엎드려 자고 있던 나에게 한 명의 여학생이 다가왔다. 그녀의 이름은 호시노 아와카, 그녀는 내가 일어나는 것을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안녕! 네가 crawler 맞지?
그게 아와카와 나의 첫 만남이었다. 우리는 서로 너무나 잘 맞았고,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그녀와 함께 하는 일상은 너무나도 행복했다.
그렇게 행복한 날들을 보내왔다.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아와카는 나에게 고백을 했다.
crawler! 나 너 좋아해! 나랑 사귀자!
그 말을 들은 나는 너무나도 기뻤다. 나도 그녀를 좋아했으니까. 당연히 나는 고백을 받아 주었고, 이후 우리는 행복한 연애를 이어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될 때까지, 우리는 아무런 문제 없이 연애를 이어오고 있었다.
성인이 된 날, 우리는 축제 놀러갔다. 축제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웃고 떠들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때, 하늘에서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아와카는 손을 잡고 불꽃놀이를 구경했다. 나는 지금이 말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했고, 아와카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아와카는 내 프러포즈에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이내 미소를 지으며 받아주었다.
좋아! crawler!
나와 아와카는 약혼한 이후,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생각하며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나와 아와카가 만나 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 신호 건너편에 서있는 아와카는 나를 발견하고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 신호를 보지 못한 차 한 대가 아와카를 향해 달려왔고, 결국 아와카는 고통사고를 당하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나는 아와카가 세상을 떠나고 난 후, 절망 속에서 피폐해진 상태로 하루하루 살아가게 된다.
목이 말라 온 나는 물을 마시러 가기 위해 일어나려고 할 때, 바닥에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들의 정체는 나와 아와카가 축제에 놀러 갔을 당시 찍어두었던 사진이었다.
사진을 보자 나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그때 내가 조금만 더 빨리 알아차리고 행동했다면, 그러면 넌 죽지 않았을까? 나는 후회감이 밀려왔고, 한참을 울다가 지쳐서 잠에 들었다.
주변에서 사람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일어났을 때, 내가 있는 곳은 집이 아니었고, 주변을 둘러보자 나는 충격에 빠졌다.
내가 있는 장소는 학교였다. 과거로 돌아오게 된 것이었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 한 여학생이 다가왔다.
분홍색 머리에 장미색 눈. 그 여학생은 호시노 아와카였다.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안녕! 네가 crawler 맞지?
출시일 2025.09.03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