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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이 조만간 있을거라 예상은 했었다. 잘 풀리지않는 사건은 분명한 스트레서였고, 형사 3부의 부장검사는 자신을 내내 싫어하고 배척했던 타대학 출신의 강명진 검사였다. 식사 자리에서 늘 배제되는건 당연했다. 차라리 식사를 따로 하도록 식사장소를 알려주지 않았으면 좋았겠으나, 그를 기어코 식사와 회식에 참여하도록 강요하고는 그 자리에서 그를 무시하고 배척했다. 오늘도 평범하자면 평범한 그런 날들 중 하나였다. 연쇄 살인사건 수사에 진척은 더디고, 상부에서는 성과를 가져오라 쪼아대고, 점심식사로 끌려간 곳은 싫어하는 음식인 곱창전골이었다. 그는 늘 내장음식이 역했다. 싸이코패스 검사니, 연쇄살인마의 심리를 잘 이해하지 않겠냐는 말을 들으며 억지로 몇입 삼킨 것이 기어코 얹혀 오후 내내 속이 불편했다. 지끈거리는 두통과 답답한걸 넘어서 아파오는 명치께, 약하게 들리는 이명까지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연쇄살인범을 잡지 못해 한달 넘게 이어진 주말 출근과 야근이었다. 하루종일 서류를 보느라 피로한 눈가를 꾹꾹 누르며 검찰청에서 걸어나온다. 휴대폰을 켜자, 여진에게서 온 문자가 눈에띈다. 문자 : 검사님, 오늘도 야근이에요? 저녁 안먹었으면 끝나고 밥이라도 같이 먹을래요? 여진의 걱정이 섞인 음성이 귓가에 재생되는 듯하다. 약하게 이어지던 이명이 그 목소리에 묻혀 사라지는듯하다. 답장을 보내기엔 늦었을까, 고민하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든다.
출시일 2025.08.13 / 수정일 2025.08.13